지지부진하던 포항 촉발지진 형사재판이 재판부 교체를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재판부는 쟁점을 ‘주의의무 위반’으로 좁히고, 올가을 선고를 예고하며 사실상 결론 수순에 들어갔다.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의장 모성은)는 7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촉발지진 형사사건 6차 변론이 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차례 연기되며 멈춰섰던 재 판은, 올해 2월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전면 교체된 뒤 5개월 만에 재개됐다.새로 사건을 맡은 형사재판1부(부장판사 이혜량)는 이날 변론에서 재판 진행 방향을 명확히 했다. 핵심은 ‘속도’와 ‘쟁점 정리’다.재판부는 촉발지진의 과학적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민사 1·2심 판결에서 충분히 인정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형사재판에서 다시 이를 다투기보다,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심리를 집중하겠다는 것이다.이날 법정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변호인 측 주장, 주의의무 관련 쟁점, 증거조사 내용 등이 폭넓게 정리됐다. 특히 재판부는 남은 기일 동안 피고인 최종신문을 통해 책임 여부를 가릴 방침을 밝혔다.구체적으로 오는 5월 19일, 6월 16일, 7월 9일 세 차례 공판을 추가로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일정대로라면 선고는 이르면 올가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그동안 형사재판은 민사소송과 달리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재판부가 쟁점을 단순화하고 불필요한 공방을 줄이면서, 장기화 우려를 털어내는 분위기다.범대본 측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모성은 의장은 변론 직후 “민사 항소심 과정에서 충분히 제출되지 못한 주의의무 위반 관련 증거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검찰과의 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번 재판은 단순한 형사 책임을 넘어 국가·기업 책임을 둘러싼 마지막 판단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민사 재판에서는 정부 책임이 일부 인정된 만큼,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파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결국 남은 쟁점은 하나다. 예측 가능한 위험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즉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