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먹는 장사'는 역시 강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2010년 식품업계 매출액 1조원 이상을 달성한 업체(개별법인 기준)는 14개사로, 전년 보다 2개사가 늘어났다.
지난해 새롭게 매출 1조 클럽에 진출한 식품업체는 하이트맥주와 동원F&B. 하이트맥주는 지난 한해 1조223억27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동원F&B는 1조212억8000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클럽에 가입했다.
이로써 지난해 식품업계 1조 클럽 회원은 CJ제일제당, 농심, 삼양사, 동서식품, 롯데제과, 오뚜기, 파리크라상, 롯데칠성음료, 대상, 대한제당, 한국야쿠르트, 남양유업, 하이트맥주, 동원F&B 등 총 14개 기업이다.
지난해 동원F&B와 함께 창사 이래 매출 1조원 달성을 기대했던 매일유업은 지난해 4월 상하치즈 합병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000억원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1조클럽 가입이 아쉽게 무산됐다.
매출 순위로는 CJ제일제당이 3조9626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으며 농심(1조8951억원)과 삼양사(1조6654억원), 롯데제과(1조4164억원), 오뚜기(1조372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매출액이 10% 이상 증가한 기업은 13개사로 조사대상의 32.5%를 차지했으며, 이 중 동원F&B가 28.07%로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액이 감소한 기업은 8개사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한 기업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대상, 동원F&B, 빙그레 등 15개사였으며, 반대로 모두 감소한 기업은 대한제분, 삼양식품, 보해양조, 영남제분, 진로발효 등 5개사로 나타났다.
지난해 40개 상장사의 매출을 모두 합한 금액은 25조3169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조5910억원, 순이익은 2조1015억원으로 조사됐다.
1위와 후발업체간의 간격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조9626억원의 매출을 올려 2위 농심(1조8951억원)과의 격차를 지난해 보다 2000억 가량 늘렸다.
지난해 4조700억 매출을 목표로 했던 CJ제일제당은 밀가루와 사료 분야의 판매가격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로 4조 돌파에 실패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신 성장 동력인 해외 바이오 사업(1조558억)과 가공식품(1조5387억) 분야에서 매출이 꾸준히 상승했다.
농심은 생활 물가 상승으로 인한 라면 소비 증가와 중국 및 미국 법인의 매출 성장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라면 매출액은 예년보다 추운 날씨와 물가 상승 속에서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3% 성장했다.
지난해 2월 라면가격 인하(평균 2%)를 고려하면 실제 판매량은 5% 정도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스낵 7%, 삼다수 15%, 카프리선,웰치 등도 20% 이상 성장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5000억 원의 매출을 돌파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올해 식품산업은 지난해보다 조금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정부의 물가관리 정책에 의해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인구 증가 둔화와 식품 소비 패턴의 변화 등으로 소비량도 정체될 전망이다. 반면,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원가 상승 압박을 어느 정도는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