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27일부터 지원키로 했으나 정작 주유소에서는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높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더니 정작 주유소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곳이 더 많다"며 "국민들만 주유소 뺑뺑이를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주유소만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인정하는 현행 기준을 문제 삼았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주유소는 원가와 유류세 비중이 높아 30억 원 이상과 이하로 영세 주유소를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기름값 올라 힘든 국민에게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주유소를 찾아다니게 하는 것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아니라 '국민 짜증 유발금'"고 지적했다. 천 원내대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1만 752곳 가운데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곳은 4천 530곳으로, 전체의 약 42%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전국 주유소 10곳 중 약 6곳에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문제는 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체 가맹 비율은 11%대에 머물렀다. 경기도는 8%대로 가장 낮았고, 인천과 서울도 각각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수준에 그쳤다. 인구가 밀집한 지역일수록 대형 주유소 비중이 높아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정치권의 지적과는 거리가 멀다. 골목상권을 살기기 위해서 현행 기준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지역사랑 상품권 지급에 앞서 밝힌 입장문에서 "연 매출액이 높은 주유소에서도 일괄 사용을 허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입지가 불리한 영세주유소의 어려움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주유소 사용에 집중돼 지역 골목상권 전반에 대한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어쨌든 이번 고유가 피해 국민에게 나눠주는 지역사랑 상품권 지급은 고유가 피해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면 정부가 현행 기준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지적은 국민의 소리와 다름없으므로 새겨듣고 전면재검토해야 한다.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처에 제한을 둬서는 오히려 제도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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