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기능 없는 일당 우위 정치로 인해 무능과 독선이 판을 친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진흙탕 공천 싸움을 목격한 유권자들이 정치와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금의 정치 불신이 공천탈락자의 불평만은 아닌 것 같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가 공천에서 배제된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불출마 선언 입장 문에서 구태정치 산실인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을 거론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오늘의 정치 불신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NBS 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사람이 국민 중 30% 정도를 차지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20·30대가 전체 비율을 끌어올리고 있고, 이는 영남지역 국민의힘 지지층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유권자들은 지지하다 이탈하고 다시 결집할 수도 있으나 최근 들어 수년간 공고화된 20~30%의 무당층은 고착화된 양당제에 대한 피로감, 제3의 대항세력 형성 실패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 와중에 벌어지는 국민의힘의 몰락은 또 다른 차원의 우려를 낳고 있다. 불행히도 우리 정치 현실에서 양당제 한 축의 붕괴는 정치적 다양성이 확대되는 다당제 질서로의 이행보다 일당 독점 강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대안이 없는 현실 앞에 국민의힘의 몰락은 종국엔 수많은 이들을 정치혐오와 무관심층으로 이끌 것이다. 무당층이 50%를 넘는 일본이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양당제에서 양극화는 곧 내전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처럼 우리는 갈라지고 쪼개져 싸우기 바빴던 탓에 일당 우위 정치가 되레 안정적이라 느껴질지도 모른다. 단점 정부 형성이 집권 세력에게 중요한 과제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만연한 적대와 교착으로 치른 비용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듯, 일당 우위 정치는 여러 측면에서 퇴행을 낳을 것이다. 우린 이미 국회에서 그 전조를 목격하고 있다. 그간 법사위의 심사권 남용이나 다수당의 단독처리, 필리버스터 남발 등 행태 측면이 주로 언급돼왔다면 최근 우려는 심의 기능 그 자체를 향한다.
지금 법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생산적인 토론은 사라졌다. 견제와 경쟁 없는 정치는 특정 집단의 이익만 대변하는 식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일당 우위 정치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지우고 무능과 독선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