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재개의 첫 단추가 될 남북 비핵화 회담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이 전제돼야 중국이 제안한 '남북 수석대표 회담-북미대화-6자회담'의 3단계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다며 '공'을 북한으로 넘겼다.
남북 비핵화 회담 성사여부는 북한이 어떻게 화답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북측의 태도"라며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가져오면서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는 의지와 뜻이 있는 대화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북한이 남북 비핵화 회담에 반응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지난 11일 발표한 6자회담의 3단계 재개방안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중국측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회담에서 사전 교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게 북한의 일관된 주장이지만, 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회담형식에 상관없이 대화에 응해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담에 반응하는 시기는 오는 26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직후가 유력하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은 북미 관계 변화를 끌어내고, 동시에 남북 비핵화 회담을 수용해 외교적 이벤트의 효과를 극대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회담성사를 위한 실무접촉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다음 달께 회담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터 전 대통령 방북→남북 비핵화 회담 수용→실무접촉→5월 남북비핵화 회담 개최'는 북한이 모든 과정에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임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정부는 북한이 남북 비핵화 회담을 북미대화와 6자회담으로 가는 '통과의례'정도로 여길 경우 대화가 열리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의미있는 대화가 오가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태도변화 없이 6자회담 등이 반복되면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는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변화"라고 강조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는 남북 비핵화 회담의 전제 조건은 아니지만, 북한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행동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여 줘야 하고,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한 사과는 6자회담 재개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