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서 정당에만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현행 공직선거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가 지방선거 정당공천제의 위헌성을 다투는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지방자치와 정치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포항발전유권자연대(포유연)는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와 함께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선거법 제47조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헌법소원 청구인에는 지방선거 출마를 시도했던 시민과 후보 추천서를 발급한 포유연이 공동으로 참여했다.청구인들은 공직선거법 제47조가 정당에만 후보 추천 권한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부여하고 시민단체의 후보 추천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헌법상 평등권과 결사의 자유,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이번 헌법소원은 포유연이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체 심사를 거쳐 광역·기초의원 후보를 추천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시민단체 추천서는 법정 후보 등록 서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포유연 측은 “지방선거는 중앙정당의 하부조직을 선출하는 과정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민자치의 장”이라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시민단체에도 후보 추천의 길이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이번 청구에서는 해외 사례도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포유연은 독일 지방선거 제도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판례를 인용하며 지방선거 후보 추천권을 정당에만 독점시키는 것은 평등 원칙에 반한다는 법리를 소개했다.헌법소원 법률대리인은 조정 변호사가 맡았다. 조 변호사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등록 거부에 대해 선거 전 행정소송을 통한 구제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거가 끝난 뒤 진행되는 선거소송은 출마 기회를 회복할 수 없는 만큼 헌법소원이 유일한 실효적 권리구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서삼교 포유연 상임대표는 “이번 헌법소원은 특정 정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정치참여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문제 제기”라며 “지방선거의 주인이 주민이라는 원칙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이번 헌법소원은 단순한 선거법 논쟁을 넘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미래와 주민자치의 방향을 묻는 문제”라며 전국적인 지방분권 운동과 연계해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한편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는 지방정치의 책임성과 정책 연계성을 높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중앙정당 중심 정치구조를 강화하고 지역 자율성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판단할지에 따라 지방선거 제도와 정치개혁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