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들은 6·3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선택을 했다. 국민의힘 박용선 당선인에게 시정을 맡기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포항의 미래를 열어달라는 기대를 담아 한 표를 행사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단순한 승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보낸 메시지는 축하보다 더 무거운 책임에 가깝다.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복합적이다. 시장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 후보를 선택했지만, 시의회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들에게도 적지 않은 의석을 안겨줬다. 특정 정당의 독주가 아닌 견제와 균형, 그리고 협치를 주문한 것이다.박 당선인 역시 당선 인사에서 "50만 시민 모두의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경쟁 후보들의 정책도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직후 내놓은 메시지로는 적절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무엇보다 시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경제 회복이다.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포항은 최근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인구 감소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기에 급급하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진 수많은 공약도 결국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에서 출발했다.특히 포항은 산업도시라는 강점과 함께 산업구조 변화라는 위기도 동시에 안고 있다. 철강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이차전지와 바이오, 수소산업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얼마나 속도를 내느냐에 따라 포항의 향후 10년이 결정될 수 있다.청년 문제 역시 시급하다. 매년 수천 명의 청년들이 취업과 교육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좋은 일자리와 정주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인구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돌아오는 도시가 아니라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시정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통합 역시 중요한 과제다. 선거 기간 동안 지역사회는 적지 않은 갈등과 대립을 경험했다. 선거가 끝난 지금도 상처가 남아 있다.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정치가 아니라 시민 모두를 아우르는 시정 운영이 필요한 이유다. 시의회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정치세력이 공존하는 의회와 협력하지 못한다면 시정 추진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포항이 직면한 현안도 산적해 있다. 영일만항 활성화, 포스텍 연구중심도시 육성,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 청년 정주 여건 개선, 원도심 재생, 교육과 문화 인프라 확충 등 어느 하나 가볍지 않다. 선거 기간 제시된 청사진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한 추진력과 행정력이 요구된다.여기에 최근 지방정부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 저출생 문제와 고령화 대응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어르신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정과 정책, 행정 역량이 유기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시민들은 이미 충분히 많은 약속을 들었다. 이제는 결과를 보고 싶어 한다. 취임 이후 100일, 1년, 4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체감하길 원한다.특히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수식어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다. 침체된 골목상권에 다시 활력이 돌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정착하며,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문화와 관광이 살아나는 도시를 기대하고 있다.포항은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해 온 도시다. 지진의 아픔도 이겨냈고 산업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왔다. 이제 그 다음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변화의 방향타를 박용선 당선인에게 맡겼다.선거는 끝났지만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다. 박용선 당선인에게 주어진 4년은 포항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간이다. 시민들이 부여한 권한만큼 무거운 책임도 함께 주어졌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당선의 기쁨은 잠시다. 시민들은 이제 박용선이라는 정치인이 아니라 포항을 변화시킬 시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최종 성적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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