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6일 방북 중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에 대해 "굳이 그럴 필요성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와도 대화 채널이 열려있는데, 굳이 제3자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며 우리와 이야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개인 자격으로서의 방문이기 때문에 솔직히 내 개인적인 견해를 묻는다면 큰 기대는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이미 지난 1월 비핵화와 관련한 남북한 회담을 하자는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지금 이에 대한 북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답을 보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언급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북한의 메시지에 흔들리지 않고 북한의 진정성 확인을 전제로 남북대화를 포함,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그간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최근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한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 계기에도 이러한 (한미간의) 공통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지 않아도 대화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는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는 6자회담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들은 26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으며, 명목상 북한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주 양강도 일대 현지시찰을 마치고 건군절경축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으로 돌아 온 것으로 알려져, 카터 전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진다면 이날 만찬장 또는 내일 오찬장에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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