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처음 적용된 올해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대손충당금 적립부담 완화와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해운·건설업의 부실화 등의 악재로 2분기 이후 실적은 불투명한 상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올 1분기에 7575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주사 설립 전인 2007년 1분기(1보1825억원)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전분기와 견주면 340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전년동기대비 24.5% 증가한 7405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이 주효했다.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1분기에 5000억원을 상회하는 순익을 거둬들였다.
우리금융은 540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30억원)에 비해 50.5% 감소했지만, 당시 희망퇴직에 따른 1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됐던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전분기(350억원)와 비교하면 15배 웃도는 성적이다.
기업은행은 적극적인 중소기업 대출에 따른 수익자산 증가와 경기회복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로 5672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순익도 389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0% 가까이 증가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은 각각 7000억원, 2200억원 정도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이 2분기 이후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건설업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담과 대손충당금 적립액 확대 전망 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분기에만 LIG건설, 월드건설 등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은행들은 전체 여신의 0.04%에 이르는 충당금을 추가로 쌓게 됐다. 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확대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등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도 쉽지 않다.
다만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이 은행권 이익 안정성에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으로 올해 은행들의 순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금융시장의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대로 향후 실적 추이를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