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4·27 재·보선 패배에 따라 국민 여론과 당·정·청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르면 이번 주 중 5~7개 부처 장관과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일부 참모진을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재·보선 패배에 따른 충격이 예상보다 커 개각 폭을 당초보다 더 확대, 5~7개 부처 수준으로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보선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안팎에서는 4~6개 부처에 대한 소폭 개각이 점쳐졌다.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통일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꼽혔다. 하지만 선거승패의 바로미터로 여겨 졌던 경기 성남 분당을 뿐만 아니라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강원도에서도 여당이 참패해, 심각한 민심 이반이 확인됨에 따라 5~7개 부처 수준의 중폭 개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정복 농림수산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한나라당 이계진 전 의원,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 류성걸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거론된다. 환경부 장관에는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과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국토해양부 장관에는 김건호 수자원 공사 사장과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 장관의 유임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4대강사업을 이 대통령의 의지대로 큰 대과없이 추진한 데다, 4대강 지류사업 후속 추진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자로는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과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추가로 경제 관료 출신 후보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임으로는 류우익 주중대사가 본인의 희망에 따라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이와 더불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번역 오류 논란의 책임자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교체되고, 이재오 특임장관이 사태 수습을 위해 당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개각이 이뤄지고 난 뒤 이달 중순께 청와대 개편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다음날인 28일 "자기 볼일이 있는 사람은 5월 안에 청와대를 떠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의지를 갖고 있는 참모는 잡지 않겠다는 뜻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과 지역구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거취를 결정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면모를 새롭게 하는 차원에서 임 실장부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후임에는 박형준 사회특보, 류우익 주중대사, 백용호 정책실장 등이 후보로 올라 있다. 3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정무수석과 김희정 대변인도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청와대를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 김연광 정무1비서관, 임재현 정책홍보비서관 등도 '출마조'로 거론된다. 한편 청와대는 3년 이상 일해온 일부 장수 비서관들을 '순장조'로 남기고,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1년10개월) 마지막까지 함께 할 사람들로 참모진을 채울 예정이다. 김상협 녹색성장환경비서관, 김명식 인사비서관,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순장조'로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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