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당과 향촌동, 북성로 등 대구의 익숙한 공간을 무대의 소재로 끌어들이고 아리랑과 신화, 민속을 현대적인 공연 언어로 풀어내며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공연들이 열린다.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8월 한 달간 지역의 공간과 이야기를 무대화한 창작공연을 비롯해 국악과 무용, 연극, 뮤지컬, 음악극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봉산공연창작소’를 통해 대구의 역사와 구도심의 장소성을 공연예술로 풀어낸 작품들이 잇따라 관객을 만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먼저 봉산문화회관의 자체 기획 프로그램인 ‘2026 봉산공연창작소’가 8월 세 차례 진행된다. 모든 공연은 스페이스라온에서 열리며 전석 무료다.첫 무대는 뮤직드라마 '반월당 안내원'으로, 8월 14일 오후 7시30분과 15일 오후 3시에 펼쳐진다. 반월당 지하상가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지를 향하던 사람들이 안내원의 반복된 안내 속에서 계속 얽히고 결국 스스로 자신의 방향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쇼케이스다.
이어 21일 오후 7시30분과 22일 오후 3시에는 쥬크박스 뮤지컬 '못된 껄, 못된 뽀이, 못된 슈즈'가 무대에 오른다. 향촌동 수제화 거리를 배경으로 현재와 일제강점기를 오가며 구두를 신고 세상으로 나아간 청춘들의 이야기를 레트로한 음악과 함께 풀어낸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여정을 유쾌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28일 오후 7시30분과 29일 오후 3일에는 '북성로 사운드스케이프 & 스트릿댄스쇼 -철의 리듬'이 관객을 찾는다. 북성로 기술장인들의 철판 소리와 노동의 움직임을 스트릿댄서들의 몸짓으로 재해석한 넌버벌 융복합 공연이다. 사라져가는 구도심의 산업 현장을 예술적 언어로 되살리며 도시 공간과 공연예술의 새로운 만남을 시도한다.기획공연과 함께 대관공연도 풍성하다. 
 
8월 2일 스페이스라온에서는 음악과 현대무용,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다원예술 퍼포먼스 가 열린다. 
무대 위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예술의 중심에 놓은 작품으로 무대 뒤 작업자들의 움직임과 현장 소음, 일렉트릭 기타의 라이브 연주, 영상과 조명이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50분 동안 무대의 생성과 전개, 소멸 과정을 시각과 청각의 언어로 풀어내며 ‘과정의 예술’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8일 가온홀에서는 제24회 대구아리랑축제와 제20회 최계란명창전국대구아리랑경창대회가 개최된다. 오전에는 경창대회가 열리고 오후 7시에는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 100주년을 기념한 국악극 '아리랑 1926'이 무대에 오른다. 
 
대구를 비롯해 영천, 울릉도, 부산, 성주, 김천, 창녕, 정선, 서울·경기 등 각 지역 아리랑 전승단체가 참여해 지역별 아리랑을 선보인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아리랑을 다양한 지역의 소리로 만나볼 수 있는 무대다.
11일에는 무용공연 '세류지맥-춤, 그 영원한 이야기'가 가온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어 16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K-우먼 현대판 마당놀이 '카시나칭칭'이 펼쳐진다. 
‘쾌지나 칭칭 나네’로 대표되는 우리 민요의 흥에 현대무용의 역동성을 더한 작품으로, 여성 무용수들의 힘 있는 군무와 라이브 연주를 통해 전통의 신명을 오늘의 감각으로 풀어낸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며 세대를 넘어 함께 즐기는 축제형 공연을 지향한다.8월 마지막 주말에는 한국형 판타지 음악극 '돗가비'가 기다린다. 29일 오후 5시 가온홀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한국의 신화와 민속을 바탕으로 현대국악 라이브 연주와 소리, 춤, 연극을 결합한 창작 공연이다.
사람들의 눈이 닿지 않는 세상의 틈에서 도깨비들이 신명난 놀음판을 벌이던 어느 날, 인간들의 작은 실수로 숲에 동티가 나면서 용의 아이 미르와 이무가 인간 세상으로 흘러들어온다는 설정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특히 작품 속 도깨비는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라 노래하고 춤추며 세상을 이어가는 ‘놀이의 존재’로 그려진다. 오래된 신화와 민속을 단순히 재현하는 대신 현대국악과 춤, 연극을 통해 오늘의 무대 언어로 새롭게 상상한다.봉산문화회관 8월 공연은 구도심의 장소성과 지역의 역사,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동시대 예술의 실험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