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폭염이 한반도를 본격적으로 덮치면서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은 폭염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후 3시부로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장마가 끝난 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무더위와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조처다.폭염은 사망률과 질병 발생, 의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아나 노인, 만성질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에서의 피해가 더 크다. 
 
올해 2월 발간된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따르면 호주·중국 연구진은 '단기 고온·폭염 노출에 따른 사망률·의료비용' 연구에서 6개 대륙에 걸친 연구 623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온이 1도 오를 경우 노인층에서 질병 발생률은 1.6%, 사망률은 2.2%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극심한 더위는 특히 고령층에서 사망률과 질병 발생률을 증가시킨다"며 "기온이 상승하면 심혈관·호흡기·뇌혈관 질환 등에 따른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오른다"고 설명했다.노인이 폭염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국내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15일부터 가동된 온열질환감시체계로 잡힌 환자는 전날 기준 모두 1399명(사망자 8명 포함)이다. 환자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였다. 특히 사망자는 50대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65세 이상이었다. 
통상 습도가 높은 폭염은 땀의 증발을 방해해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심장과 폐에 부담을 키운다. 이 때문에 심부전, 허혈성 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만성 신장질환 등 중증질환자는 일반인보다 온열질환과 기저질환 악화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심혈관질환자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협심증, 심부전 악화,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고, COPD와 천식 환자는 높은 습도 때문에 호흡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만성 신장질환자는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기 쉽고, 당뇨병 환자는 탈수와 고혈당 또는 저혈당 위험이 증가한다.온열질환 등 폭염에 따른 건강 위험을 줄이기 위한 요령은 간단하다. 우선 샤워를 자주 하고, 밝은색의 헐렁한 옷을 입는 등 시원하게 지내야 한다. 양산이나 모자로 햇볕을 막는 것도 좋다. 또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고, 체온 상승이나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하고 숙면을 방해하는 술이나 카페인 음료는 피해야 한다.물론 뙤약볕 아래서 일해야 하는 이들에게 이런 요령이 쉽지만은 않다. 이에 사업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규칙적으로 마실 수 있게 하고, 작업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그늘진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또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쉬게 하고, 근무 시간을 조정해 무더위가 심한 오후 2∼5시에는 옥외 작업을 피해야 한다.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는 "온열질환 예방에서는 오랫동안 고온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1번 수칙으로, 간단하지만 꼭 지켜야 한다"며 "탈수 등 온열질환 징후가 발생하면 빨리 물을 마시게 하고, 상황에 따라 응급실에도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