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도 토종개를 문화로 보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개를 키우는 단체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 토종개의 역사와 문화를 후세에 남기는 문화유산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한국 토종개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한 ‘사단법인 한국토종개문화진흥원(가칭, 이하 진흥원)’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진흥원의 설립 취지를 사육과 번식 중심이 아닌 자료 연구와 아카이브 구축, 전시와 교육에 두고 토종개를 하나의 생물학적 품종을 넘어 우리 역사와 생활문화 속에 존재해 온 문화유산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진흥원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5일 북카페R에서 1차 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법인의 정체성과 명칭, 정관, 추진위원회 구성, 회원 영입, 창립총회 일정 및 향후 활동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석규 경주개동경이 사업단장을 비롯, 향토사 연구자와 문화예술인, 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설립 취지와 방향을 공유하고 향후 추진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이번 회의는 지난 6월 17일 열린 발기인대회 이후 법인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 단계로 넘어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당시 발기인대회에서는 한국 토종개 문화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법인 설립 취지와 방향, 명칭 등을 논의한 바 있다.이번 1차 추진위원회에서는 법인의 공식 명칭을 ‘사단법인 한국토종개문화진흥원’으로 논의하고 정관 초안을 검토했다. 정관은 9장 56조로 구성하며 한국 토종개에 관한 역사·문화·학술자료를 수집·보존·연구·전시하고 아카이브를 구축·활용함으로써 한국 토종개 문화유산의 계승과 발전, 지역문화 진흥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진흥원의 CI(Corporate Identity)에는 '토종개 역사성과 지정천연기념물, AI, 반려동물 사랑의 손길'을 정체성으로 담았다. 추진위원회는 특히 진흥원의 정체성을 일반적인 동물단체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개체 사육과 번식, 분양을 중심으로 운영하거나 특정 품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체가 아니라 한국 토종개와 관련한 고문헌과 사진, 영상, 구술자료, 유물, 연구성과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존하는 문화유산 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진흥원의 주요 사업은 크게 아카이브, 연구·출판, 전시, 교육, 문화관광, 협력 등 6개 분야로 추진할 예정이다.    고문헌과 사진·영상·구술자료를 수집하고 디지털화해 토종개 문화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한편, 조사·연구와 학술대회, 학술총서 발간을 통해 연구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 상설 자료관과 특별·순회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토종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청소년과 시민 대상 교육 및 문화유산 해설 인력 양성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문화관광 분야에서는 경주개 동경이 역사문화길과 토종개문화축제, 반려동물 관광콘텐츠 개발 등을 추진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위탁사업과 국내외 학술교류 등 협력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반려동물문화교육과 반려동물문화해설사 양성 등 토종개를 둘러싼 다양한 문화적 접근도 검토하고 있다.이 같은 활동의 출발점으로 ‘한국토종개총람’ 발간과 특별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총람은 약 450쪽 규모로 한국 토종개의 기원과 진도개·풍산개·삽살개·동경이의 역사와 유전학, 보존정책과 미래 과제 등을 폭넓게 담을 예정이다.총람이 흩어져 있는 문헌과 사진, 유물, 현장 기록 등을 하나의 지식 자산으로 모아 연구와 전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라면, 오는 10월 예정된 특별전은 그 자료를 시민들과 처음 공유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고문헌과 그림, 사진, 유물, 연구자료 등을 한자리에 선보이고 토종개를 단순한 품종이 아니라 역사와 생활, 신앙, 예술이 어우러진 문화유산으로 해석한다는 구상이다.    추진위원회는 특히 관련 자료가 개인이나 기관 등에 흩어져 있고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자칫 소중한 기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진흥원 위원들은 “동경이와 삽살개는 살아있는 천연기념물이지만 이와 관련된 문헌과 사진, 유물, 증언, 연구자료는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기록을 모으고 정리해 100년 뒤에도 한국 토종개의 역사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관과 아카이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과 경주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북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와 제368호 삽살개를 보유한 지역으로, 한국 토종개 문화와 관련한 역사적·문화적 기반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경주를 중심으로 토종개 역사문화 연구와 자료 수집, 전시, 교육,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을 연계해 지역문화의 새로운 자산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추진위원회는 향후 창립총회와 사단법인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정회원과 단체회원 영입을 확대해 조직 기반을 갖춰나갈 예정이다.    최석규 경주개동경이 사업단장은 “한국 토종개는 오랜 세월 우리 역사와 삶 속에서 함께해 온 문화적 자산”이라며 "지금까지는 토종개의 개체를 보존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자료 수집과 연구, 전시, 교육을 통해 토종개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의 보존에서 문화의 보존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흥원이 추구하는 방향이며 뜻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의 열린 동참을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진흥원은 "천 년을 이어온 우리의 토종개, 이제 단순한 보존을 넘어 살아있는 문화로 당당히 이어 나가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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