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방송을 통해 시대의 현장을 기록했던 원로 언론인이 이제는 펜 끝으로 역사와 생명, 문화유산을 기록하고 있다.   85세의 나이에도 펜을 더욱 굳건히 잡고 있는 ‘취연(醉硯)’ 손원조 경주벼루박물관장이 펜 끝으로 기록한 시간들을 펼쳐 이번에는 울산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취연 손원조 펜화 특별초대전’이 5일부터 19일까지 울산시 중구 다운5길에 자리한 윤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지성과 예술’을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정윤숙 윤아트갤러리 관장의 초대로 마련됐다. 전시에는 경주의 문화유산과 풍경을 비롯해 우리네 삶의 기억을 담은 펜화 30여 점이 출품된다. 대표작 가운데는 국보인 불국사 범영루를 비롯해 분황사 삼층전탑, 보물인 옥산서원 무변루 등 경주의 전통건축물을 펜화로 기록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또 둥지에서 힘차게 날갯짓을 하는 새끼 황새의 모습과 1960년대 사라진 농촌 풍경 등 자연과 생명, 삶을 담아낸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손 관장의 펜화는 단색의 검은 잉크와 펜촉만으로 대상의 형태와 질감, 공간감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화려한 색채 대신 수많은 점과 선을 반복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대상을 묘사하면서 전통건축물 등이 지닌 고졸하고 담박한 아름다움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다. 손 관장은 “검은 잉크 단색과 펜촉 하나로 표현하는 펜화의 특성을 담아, 내 손으로 직접 기록하고 싶었다. 수많은 점과 선을 잇고 쌓아야만 한 점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이 작업이 나에겐 정신을 맑게 하는 수행의 한 과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손 관장은 1970년대 초부터 신문과 방송 현장에서 50여 년 동안 활동해온 경주 출신 원로 언론인이다. 2011년 통합 제6대 경주문화원장을 지냈으며 서예 40년과 민화 20년에 정진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2019년에는 경주읍성 인근에 경주벼루박물관을 개관해 운영하며 지역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펜화가로서는 ‘늦깎이 작가’지만 작품 활동은 꾸준하다. 신라미술대전에서 특선 2회와 입선 1회를 수상했으며 포항불꽃미술대전에서도 4회 입선하는 등 새로운 영역에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엔 지난 2월, ‘경주문화관 1918’에서 제3회 개인전을 열어 작품세계를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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