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미술관이 의성 산불 이후의 대지와 자연의 회복을 예술로 기록하는 릴레이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전시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산불의 참상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재난 이후에도 이어지는 생명의 움직임과 자연의 회복을 회화의 언어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안계미술관이 진행하는 릴레이 프로젝트 '재(灰)에서 생(生)으로 : 다시 쓰는 호흡'은 의성 산불 이후 지역이 경험한 재난의 기억을 예술을 통해 공동체의 문화적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기획됐다. 의성 산불 이후 변화한 자연과 시간을 예술의 언어로 다시 사유하는 자리다.그 두 번째 여정으로 박동조 작가가 산불 이후의 대지에서 움트는 생명의 움직임을 화면에 담아낸다.안계미술관은 오는 29일까지 박동조 초대 개인전 '연두빛 맥박, 대지를 깨우다'를 개최한다.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6 시각예술창작주체(창작공간)’ 지원사업으로 마련됐다.박동조 작가는 오랫동안 자연 풍경을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탐구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산불 이후의 풍경을 단순히 재난의 흔적이나 상실의 이미지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검게 타버린 대지 아래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생명, 흙이 품은 미세한 호흡, 자연이 스스로 회복해가는 시간을 화면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두터운 마티에르와 수없이 겹쳐진 점, 그리고 화면을 감싸는 다양한 녹색의 스펙트럼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땅을 뚫고 올라오는 연둣빛 새순과 대지의 맥박을 표현한다. 어둡고 깊은 땅속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숲 전체를 다시 깨우는 생명의 순간을 회화적으로 포착한 것이다.특히 반복적으로 축적된 색과 질감은 단순한 회화적 기법을 넘어 시간의 층위를 드러낸다. 산불이 남긴 상처와 그 이후의 시간이 화면에 겹겹이 쌓이고, 그 위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모습을 통해 자연의 회복은 단절이 아니라 지속적인 순환의 과정임을 보여준다.전시 제목인 '연두빛 맥박, 대지를 깨우다' 역시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가장 미세한 순간에 주목한다.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생명의 움직임을 ‘맥박’과 ‘호흡’으로 표현하면서 숲과 대지가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하나의 거대한 생명 현상으로 제시한다.따라서 이번 전시는 재난을 겪은 지역의 풍경을 예술적 기억으로 남기는 동시에, 그 풍경 속에서 다시 시작되는 생명의 순간을 기록한다.안계미술관의 릴레이 프로젝트는 지난 첫 번째 전시 박경희 작가의 '생동하는 숨'에 이어 이번 박동조 개인전으로 서사를 확장한다. 이후 현대공예 단체전 워크숍과 황해연 작가 프로그램 등이 이어지며 오는 10월까지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일·월요일은 휴관. 안계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재난 이후에도 계속되는 자연의 시간을 바라보는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화면 속 작은 연둣빛의 떨림을 통해 우리 삶 역시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