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3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이어 이달 중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공급을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뒤 공급대책 마련에 속도가 붙었다. 정부는 공공택지와 국유지, 군용지 등 활용 가능한 공급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는 동시에 일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포함한 신규 공급 부지도 개발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벨트는 생태환경 보호 등을 위해 묶어놓은 '도시의 허파' 같은 땅이다.주택 공급 측면에서만 보면, 수도권 그린벨트 부지는 최적의 개발 조건을 가진 곳이다. 도시 접근성이 뛰어난 대규모 지역인 데다 국·공유지도 많아 토지 수용에 시간과 비용을 비교적 덜 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 방안이 과연 주거 안정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그린벨트 해제가 미래 자산을 당겨쓰는 문제라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뿐더러 신속하게 주택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그린벨트는 생태환경 녹지로 기후변화 완충, 난개발 방지 등 미래 가치를 지니고 있으나, 개발되면 대부분 아파트 형태의 사유화 공간으로 전락한다. 이 때문에 해제를 검토하기 전에 대체가능한 방식이나 부지 물색, 환경 훼손 부작용 최소화 방안 마련, 장기개발 비전 부합성 검토 등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택지로 개발한다고 해도 실제 입주까지는 5~10년이 걸려 '당장의 집값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한번 해제하면 되돌리기 어려우니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은 일정 부분 성과도 냈지만, 수도권으로의 인구와 자본 이동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 소멸 위기를 맞는 지방을 더 소외시켜 국토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역대 정권의 경험은 그린벨트 해제가 결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정책 난맥상을 푸는데 급급해 미래 자산을 허물기보다, 기존 도심 재개발 인허가 단축과 공공부지 효율화 등 지속 가능한 공급 대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묻고 싶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