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의 정밀유도무기와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전에서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 1500기 이상이 사용됐으며, 잔여 재고가 1700기 미만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전쟁 초기 한 달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 이상이 발사됐고, 이후 누적 발사량은 1000발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강 미국이 미사일 부족으로 군사적 선택지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패트리엇 미사일이 빠르게 소진된 데는 이유가 있다. PAC-3 계열은 적의 미사일에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히트 투 킬(Hit-to-Kill)' 방식을 쓰며, 더 높은 고도를 담당하는 사드(THAAD)와 더불어 다층 방어망을 구성한다. 문제는 이러한 방어 구조가 근본적으로 비대칭이라는 점이다. 공격용 미사일 한 발을 막는 데 복수의 요격미사일이 필요하다. 더욱이 공격하는 측에서 값싼 미사일을 섞어 쏘면 값비싼 요격탄은 그만큼 더 빨리 소진된다. 이 지점에서 우려되는 것은 미국이 동시에 몇 개의 전쟁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미국은 이란과 싸우면서 유럽에선 러시아를, 대만해협에선 중국을, 한반도에선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이는 한국과 일본 입장에선 예민한 문제다. 북한은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섞어 쏠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두 발만 방공망을 뚫어도 피해는 이란과 비교하기 어렵다. 미국의 동시전쟁 수행에 관한 의문은 확장 억제의 신뢰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배경이기도 하다.미국도 무기 재고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미 정부와 PAC-3 MSE 연간 생산능력을 약 600발에서 2000발로 늘리는 7년 계획에 합의했다. 하지만 공장·인력뿐 아니라 정밀부품 공급망까지 늘려야 하는 만큼 돈을 쏟아붓는다고 당장 미사일이 양산되는 건 아니다. 한국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천궁-Ⅱ 전력을 확충하고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전력화를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충분한 요격탄을 비축하고, 유사시 국내에서 즉시 증산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갖추는 일도 시급하다. 미국의 방패는 강하지만 무한하지 않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