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바닥에 펼쳐져있던 일장기가 어느 순간 태극기로 바뀌었다. 예술가는 태극기를 온몸에 휘감으며 ‘빛을 되찾은 나라’의 환희를 몸짓으로 표현했다. 광복의 의미를 몸과 행동으로 풀어낸 행위예술이 광복절, 경주의 전시장을 일깨웠다.경주 갤러리 아래헌(관장 박종래)이 광복 81주년을 맞아 마련한 '빛을 되찾다' 전시가 지난 15일, 오프닝을 시작으로 오는 9월 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한국행위예술가협회(KOPEAA) 소속 작가들을 중심으로 19명의 행위예술가가 참여해 설치와 평면,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를 풀어낸다.특히 이번 전시의 문을 연 광복절 오프닝 퍼포먼스는 경주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전위적 행위예술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심홍재·윤희배·조은성 작가 등이 참여한 퍼포먼스는 작품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적인 전시장에 움직임과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관람객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주권을 되찾은 과정을 ‘행위’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광복의 의미를 오늘의 예술 언어로 다시 질문한 것이다.
박종래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행위예술을 ‘몸으로 말하는 예술’로 설명했다. “몸이 미디어인 동시에 메시지이고 행위가 곧 매체이면서 사건 자체가 된다”고 강조한다. 작품이 완성된 결과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와 관람객이 관계를 맺는 과정 자체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에는 성능경, 윤진섭, 안치인, 권영일, 방효성, 노종환, 임택준, 노재철, 윤희배, 정기숙, 이효립, 심홍재, 유지환, 성백, 김용수, 방그레, 김세용, 조은성, 강은정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 작가는 설치와 평면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시대의 문제와 인간의 관계를 탐색한다.이번 전시에서 한국행위예술가협회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선언하며 대륙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하고 전쟁으로 시름하고 있는 모든 곳에서 빛을 되찾기”를 염원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한국행위예술가협회는 1980년대 이후 이어져 온 한국 행위예술의 흐름을 바탕으로 몸과 행동을 매체로 동시대 이슈를 표현해온 단체다. 신진 작가 발굴과 세대 간 교류는 물론 아시아·유럽의 퍼포먼스 네트워크와 협력하며 실험적이고 경계 없는 예술을 지향하고 있다.광복절에 시작된 이번 전시 '빛을 되찾다'는 빛을 되찾은 날을 기억하는 데서 나아가, 오늘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몸을 통해 다시 묻고 행동했으며 현재의 감각으로 경험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