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경쟁력은 소수의 천재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현장에서 수많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다수의 기술자에게서 나온다. 그 기반은 화려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산업과 밀착된 훈련 시스템이다.
교육의 목표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AI'를 이야기하면서 현장에 그 인재가 공장에서 바로 작동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다면 심각한 문제다. AI 정책을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인재'다.
더 많은 AI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 대구 경북의 산업 현실을 들여다보면 문제의 핵심은 조금 다른 곳에 있다. 지금 공정과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현장에서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다.
대구 경북의 제조 현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이뤄냈다. 설비는 고도화되어 있고, 센서는 끊임없이 데이터를 생산한다.
그러나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공정 개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데이터는 축적되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최적화되지 않는다.
이 단절이 AI 도입이 현장에서 멈추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인프라는 갖춰졌지만 그것을 활용할 사람이 없는 상황, 그것이 제조업의 현주소다. 현재의 AI 교육 체계는 알고리즘·모델링·프로그래밍 중심이다.
이는 필수적인 기반이지만,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역량과는 거리가 있다. 공정 데이터를 수집·정제하고 의미 있는 변수로 재구성해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모델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람,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현장에서 완성하는 기술자'가 절실하다.
모든 기업이 박사급 AI 인력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정제·시각화·기초 모델 적용이 가능한 실무형 중간 기술자층(Middle-skill workforce)이 필요하다. 산업단지 내에 교육과 실증이 결합된 'AI 테스트베드' 구축이 절실하다.
제조 현장 기술자는 중간 기술자층을 체계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 독일 마이스터 제도처럼 장기적·구조적 인력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 검증은 교육 방식과 산학 연계 구조다. 교실에서 끝나는 교육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실제 설비와 공정 위에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실질적인 역량으로 전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