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지켜낸 33명의 발자취를 오롯이 담아낸 공간에 또 한 명의 ‘독도 사람’이 들어선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울릉도와 독도 현장에서 보낸 김경학(68) 전 울릉읍장이 제4대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장에 취임한다.김 신임 관장은 오는 11일 취임식을 갖고 앞으로 3년간 기념관을 이끌게 된다.그의 취임을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단순한 기관장 선정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울릉도의 해양·수산과 독도 업무에 몸담아온 만큼, 독도의용수비대가 남긴 역사와 정신을 누구보다 현장에서 이해하는 인물이 기념관의 수장을 맡게 됐다는 이유에서다.김 관장은 울릉 토박이다. 1977년 울릉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경북도 독도수호대책본부와 울릉군 해양수산과장, 독도관리사무소장, 울릉읍장 등을 거쳤다.행정의 최일선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마주했고, 바다와 섬을 삶의 현장으로 삼아왔다.특히 독도관리사무소장 등을 역임하며 독도와 관련한 현장 업무를 직접 챙겨온 경험은 앞으로 기념관 운영에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2022년에는 제38회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국무총리 모범공무원증과 녹조근정훈장을 비롯해 국민해양사상고취 기여 표창, 수협중앙회장 표창 등도 받았다.김 관장이 맡게 될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은 지난 2017년 10월 울릉군 북면 천부4리에 문을 열었다. 울릉군이 무상으로 제공한 2만4302㎡ 부지에 129억원을 투입해 지상 2층, 연면적 2100㎡ 규모로 건립됐다.기념관에 들어서면 1950년대 독도의 모습과 당시 의용수비대원들의 활동상을 만날 수 있다.1층에는 독도의 자연환경을 재현한 모형과 역사 기록물, 무기류, 대원들의 생활상 등이 전시돼 있다. 당시 일본인이 독도에 무단으로 설치했던 팻말 10여 점도 전시돼 있어 당시의 긴장된 상황을 보여준다. 2층에는 독도의용수비대원 33명의 활약상과 서훈 내용을 담은 공간과 교육·체험관, 영상관 등이 마련돼 있다.야외에는 맑은 날이면 독도를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와 독도 형상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독도의용수비대가 결성된 것은 1953년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정부의 행정력이 독도까지 충분히 미치기 어려웠던 시기, 일본의 독도 침탈 움직임이 거세지자 고(故) 홍순칠 대장을 중심으로 6·25 참전용사 16명과 울릉 청년 17명 등 33명이 자발적으로 조직을 꾸렸다.이들은 정부의 지원이나 명령을 기다리지 않았다. 스스로 독도에 올라가 경계를 서고, 일본 순시선의 접근에 맞섰다. 1956년 12월 국립경찰에 수비 임무를 넘길 때까지 여러 차례 총격전을 벌이며 독도를 지켰다.그들의 활동은 오늘날 독도를 둘러싼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이들의 공훈을 기려 1996년 홍순칠 대장에게 보국훈장 삼일장을, 나머지 대원들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각각 서훈했다.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이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과거를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이름 없이 독도를 지켰던 33명의 선택과 희생을 현재와 미래에 전달하는 공간이다.그 공간을 이번에는 독도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경학 관장이 맡는다. 지역사회가 그의 취임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김 관장이 앞으로 기념관을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독도의용수비대의 정신을 오늘을 살아가는 세대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독도를 지킨 33명의 이야기가 머물러 있는 곳. 이제 그 이야기를 다음 세대로 옮기는 새로운 3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