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고향 경주에서 반발이 거세다. 김석기 국회의원은 "이재명과 민주당의 헌정질서 파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중단하라"며 경주 시내 요소마다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민들도 사퇴 압박 반대에 앞다투어 고향 사람 조희대 대법원장 지키기에 나섰다. 국제관광도시인 경주에는 연간 5,0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모여들고 있는데 거리에 걸린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반대 현수막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검찰청을 없앤 무소불위의 거대여당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청와대와 대법관 인선이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면으로 대법관 후보 임명을 제청하면서 여권과의 충돌이 시작됐다.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조율해 온 게 그동안의 관례다.
대법원 측은 계속 협의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가 원하는 대법관 후보와 조 대법원장의 의견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공백 상태를 방치할 수 없었다는 법원 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대법원과 청와대는 진정성 있는 소통과 합의 도출이 없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보이는 반응은 도를 넘었다. 당 대표가 조 대법원장을 향해 "퇴학을 구걸하는 불량 학생"이라는 거친 언사를 써가며 사퇴를 공개 압박했다.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라거나 이번 행위가 잘못됐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지 않는다면 대법관들은 모두 자진 퇴역하라. 대법원 자체를 새로 구성하는 게 낫다고도 했다. 일부 의원은 탄핵 추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법적 요건을 무시한 채 사법부 수장을 향해 탄핵을 위협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삼권분립과 사법권의 독립을 뒤흔드는 정치 공세다.
관례의 불일치가 곧바로 탄핵 사유가 될 수 없음에도 정치적으로 자진 사퇴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해법은 법적 원칙과 합의의 관행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에 있다. 청와대는 국회에 동의를 요청하고, 국회는 대법원장이 제청한 인사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시작해 검증하는 과정에 성실히 임하기 바란다.
대법관 추천에 힘겨루기는 안 된다. 대법관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 결국 국민만 피해를 입게 된다. 김석기 의원이 "사법부 수장 대법원장을 압박해 삼권분립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 여당은 대법원 사퇴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침은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다. 정부 여당이 성찰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