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의 대표 특산물인 오징어 어획량이 25년 만에 10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호박 농사 역시 폭염과 가뭄, 농가 고령화 등으로 생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인구 감소에 이어 지역을 상징해 온 특산물까지 위기를 맞으면서 어업·농업·관광을 아우르는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등에 따르면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은 2000년 1만1315톤에서 최근 3년(2023~2025년) 평균 112톤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1~5월 위판량은 1톤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8톤의 8분의 1 수준이다.KIOST는 해수온 상승과 먹이망 변화, 중국 어선 조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징어 어장이 변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울릉도 주변 해역에서 수온 20도 이상인 날도 1970년대 연간 70~80일에서 최근 160일 안팎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연구진은 한·중·일이 공동으로 자원 회복에 나서더라도 제한적인 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과거처럼 경제성을 갖춘 풍어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향후 50년 이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오징어가 귀해지면서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 5월 울릉도에서는 마른오징어 10마리(1㎏)가 17만 원에 판매되며 ‘바가지’ 논란이 일었지만, 당시 생물 오징어 한 마리도 2만~2만5000원에 거래될 정도로 원물 자체가 귀한 상황이었다. 어민들은 출어해도 잡히는 물량이 적어 기름값과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울릉군은 오징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2년부터 대게·새우잡이와 수산종자 생산, 홍해삼 등 양식산업을 비롯해 관광객 승선 체험과 야간낚시 등 대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독도새우·배말 기능성 연구와 해조류 산업 육성 등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새로운 어업이 지역의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할 만한 변화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오히려 어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어민을 위한 감척 규모는 커지고 있다. 울릉군은 지난해 13척을 감척한 데 이어 올해도 43억여 원을 투입해 28척 안팎을 감척할 계획이다. 올해 등록 어선이 107척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반면 오징어 채낚기 어선 40척에는 낚시 구입비 3000만 원을 지원하고 어군탐지기·레이더 등 장비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기존 어업 지원과 감척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오징어를 대신할 안정적인 소득원과 새로운 어업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농업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울릉도의 또 다른 대표 특산물인 호박은 폭염과 가뭄에 농가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생산 기반이 위축되고 있다. 호박엿·조청·빵·호박즙 등 지역 특산 가공식품의 원료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지역 산채영농조합과 가공업체들은 농가 이탈을 막기 위해 올해 호박 수매 목표를 100톤으로 정하고 출하 물량을 사실상 전량 사들이기로 했다. 울릉군도 종자 공급과 함께 군비 및 국·도비 사업을 통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