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값 등록금'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한나라당이 29일 서울지역대학 총학생회 회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일회성 포퓰리즘이 아닌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을 원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임해규·김성식 정책위 부의장 및 교과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한나라당 당대표실에서 서울지역에 위치한 각 대학 총학생회장들과 함께 대학 등록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황 원내대표는 "최근 등록금 문제로 대학생들과 그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래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책무를 느끼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있고, 여러분들 및 전문가들과 그 대안을 구체적인 시각에서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현호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포퓰리즘이나 일회성인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진심으로 등록금 인하 방안을 시행하고자 하는 실천의지를 확인하고자 한다"며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호 경기대 총학생회장은 "'반값 등록금' 정책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학생들은 여전히 포퓰리즘 정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 실현 방안과 내부적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해서도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상진 광운대 총학생회장은 "플랜B로 무언가를 통해 등록금을 완화시키는 제도 보다는 실질적으로 고지서에 등록금이 반값으로 나오기를 원한다"며 "혜택을 받는 이들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도 차상위계층과 같은 모호한 개념보다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섭 강원대 총학생회장도 "우리가 원하는 반값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돌려 받는 반값이 아니라 등록금 고지서에 찍혀 나오는 반값"이라며 "교육은 백년지대계인데, 한나라당이 정책을 추진하는 시기가 내년 총·대선을 겨냥한 것이 아닌가 오해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날 박영아 의원은 "사실 대학문제의 기본은 좋은 일자리가 나와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부실한 대학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권영진 의원은 "학력주의가 학력차이에 따라 직업의 귀천이 정해지는 문제다. OECD 기준에 대학 등록금 지원을 맞추기 위해 우선 2조원을 늘리고 추가적으로 2조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영진 의원은 "군복무 기간 중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는 법안을 올해 통과시켜 내년부터는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조전혁 의원은 "대학생 취업률이 40%인데, 대학 진학률도 그 정도로 낮춰야 대학이 효율적으로 된다.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 대학생들은 추후 구체적인 안을 갖고 다시 만나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