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2호 프로젝트로 유력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될 정도로 불리한 협상 구도였지만 정부는 그 속에서도 실익이 될만한 사업을 찾아내려 했고, 그 결과 낙점한 것이 원전 사업이다.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원전을 수출할 경우 한국 원전의 글로벌 입지를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는 쉽게 안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 행정부와 지방정부를 다각도로 설득한 끝에 웨스팅하우스의 반대를 뚫어낸 것으로 확인됐다.3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발표된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원전 건설이다. 총 2000억달러 대미 전략투자기금 중 60%인 120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를 짓기로 양국은 큰 틀에서 합의(프레임워크)를 이뤘다. 이 가운데 2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으로 채운다. 외국 원전 노형이 원전 종주국인 미국 본토에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합의에는 양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이 함께 서명했다. 1978년 웨스팅하우스의 기술로 첫 번째 원전인 고리 1호기를 건설했던 한국이 반세기 만에 독자 노형으로 원전을 역수출하는 것이다.미국이 당초 제안한 루이지애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 사업을 거부한 정부는 역으로 미국에 원전 건설을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했으나 오랜 신규 원전 건설 공백으로 자국 내 원전 제조 역량이 크게 약화한 상태였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공 능력을 보유하고도 한전,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타협협정(SA) 탓에 미국 시장 진출 길이 막혀 있었다.미국의 수요와 한국의 공급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지만, 웨스팅하우스가 걸림돌이었다. 한국형 원전이 미국에 들어가려면 과거 맺은 SA를 개정해야 했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이에 정부는 미국 에너지부, 주정부, 의회, 업계 등을 다각도로 접촉하며 우회 공략에 나섰다. 마침 에너지부도 웨스팅하우스의 시공 역량으로는 트럼프 정부의 거대한 원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원전 확대 목표를 맞추려면 공기와 예산을 철저히 지키는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에너지부를 설득했다. 아울러 루이지애나주 등 원전 유치에 적극적인 주정부들과 연쇄 접촉하며 우군을 확보해나갔다.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되자 협상 주무 부처인 미 상무부가 웨스팅하우스의 팔을 비틀다시피 강하게 압박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결국 버티던 웨스팅하우스도 한발 물러서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에 한해 예외를 두도록 SA를 고치는 데 합의했다.여기에 우리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웨스팅하우스의 향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이 지분 5∼10%를 10%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조율 중이다. 비록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은 의결권을 확보하고 향후 IPO에 따른 자본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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