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3일 단독 오찬회동을 통해 어떤 수준의 의견 교환이 이뤄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의 회동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만에 이뤄진다. 이날 회동은 박 전 대표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지난달말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온뒤 이뤄지는 보고 형식의 자리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의 만남 자체가 가지는 정치적 무게감 탓에 단순 특사 보고 자리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다.
특히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유럽특사단에 함께 동행한 의원들을 물리치고 독대 자리를 가질 예정이어서 정국 운영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고 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오찬을 하고 단독 면담을 할 예정"이라며 "국정 현안과 국가 미래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4·27 재보선 참패이후 여권의 쇄신 방향과 7월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 및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한 포괄적인 구상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1일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유럽 특사 활동 보고 이외의 다른 정치적 의미를 낳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당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친박계인 유기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당대회와 내년 총선, 대선 등 국정 전반에 대해 두루 얘기하면서 집권후반기의 당·청 소통 필요성도 언급하지 않겠느냐"며 "지난번 회동에 이어 두 분의 화해 분위기가 계속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통령께서 계파 해체를 얘기했는데 이미 두 분이 공감하는 내용인 만큼 (박 전 대표가) 어떤 말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계파 해체에 대한 언급 가능성을 점쳤다.
이날 회동에서는 또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와 남북관계 해법 등 거시적인 문제에서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국방 개혁, 저축은행 사태 등 당면 현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에 대해 의견 공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회동에서 어떤 말씀을 하실거냐"는 질문에 "다녀와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