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상어 한 마리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릅니다. 지난 9월 18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물길에 상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길이 3m 남짓한 암컷 흑상어로 먹이를 찾아 수로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합니다. 야생 상어가 공원에 나타나 헤엄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상어를 보려고 몰려들어 일대가 교통이 정체될 정도로 혼잡을 이루고 있다는군요. 
 
평소 이 공원의 방문자는 하루 평균 2천 명 정도였지만, 상어가 나타난 후부터 10월 5일까지만 방문자가 100만이 넘은 기록을 보여 상어의 인기가 대단함을 느끼게 합니다. 거기에 더해 ‘부캉이’라는 애칭을 붙여 재빠르게 부산 명예 홍보대사로 임명했습니다.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 상어를 바깥바다로 유인해서 내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수로의 물 온도가 낮아지면 따뜻한 바다에 살던 흑상어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되거니와 얕은 수로에서는 먹이 활동도 제약을 받을 것이라 판단하고 바깥바다로 유인해내려고 했지만 상어는 수로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고 여전히 공원 안 물길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런 부캉이를 보려는 팬들의 관심이 줄어들기는커녕 심지어 어두운 밤에도 찾아와 불빛을 비춰가며 상어찾기에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혹시 제돌이라는 이름을 기억하시는지요? 제돌이는 제주 앞바다에 살고 있는 한 남방큰돌고래에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2009년 제주 성산항 앞바다에서 고기잡이 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를 어민이 바다로 돌려보내지 않고 불법으로 포획하여 제주의 한 돌고래 쇼단에 팔았습니다. 넓디넓은 제주 앞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던 제돌이는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묘기도 부리기 어려워지자 쇼단은 서울대공원의 바다사자와 교환하고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에서 관객들 앞에서 하루 4번 공연을 했습니다. 해양경찰청이 제돌이를 불법 포획한 어민과 이를 사들인 제주의 업체를 기소하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돌고래 쇼가 동물에 대한 비윤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됩니다. 마침내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가 구성되어 제돌이를 포함한 쇼 돌고래를 모두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는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돌고래들은 자연에 다시 적응할 훈련 기간을 가진 후 제돌이가 불법 포획된 지 4년 만인 2013년에 마침내 제주 바다로 돌아가고 다른 돌고래들도 차례차례로 야생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다시 돌아간 자연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던 걱정과 달리 야생으로 돌아간 제돌이는 야생의 친구들과 어울려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요즘도 간간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부캉이라고 이름 붙인 상어에게 쏠린 사람들의 관심이 호기심이면서도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됨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로라는 제한된 행동반경에서 상어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은 다른 부작용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나친 관심에 지친 상어가 수로의 벽면에 스친 듯 주둥이에 상처가 난 것이 보이기도 하고 밤중에도 찾아와서 불빛을 비추며 상어를 찾는 통에 자유롭게 쉴 수도 없고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되어 상어가 예민하게 반응할 경우도 생길 수 있겠지요. 사랑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보고 싶고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사랑하는 대상이 스스로 길을 선택하도록 조용히 지켜 볼 수 있는 성숙한 사랑이 상어 부캉이가 필요로 하는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뀐 환경에 먹이도 거부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던 제돌이에게 돌고래로서의 야생의 삶과 마음껏 유영하던 고향을 돌려주어 제주 앞바다에서 동무들과 평화롭게 살아가도록 도와 준 우리들의 사랑으로 부캉이에게도 잘못 들어선 물길을 스스로 빠져나가 부캉이가 아닌 흑상어로서 원래 노닐던 바깥바다의 삶을 되찾도록 도와야 합니다. 
 
시류에 올라타서 재바르게 수여한 명예 부산시민이라는 훈장은 다시 거둬들이고 시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도 가슴속에다 담고 멀리서 지켜봄으로써 상어 부캉이가 스스로 길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응원하면 좋겠습니다. 바다에서는 사람이 붙여준 부캉이라는 이름표도 버리고 그저 많은 상어 중의 하나로 바다를 휘저어 다니며 아기 상어도 낳아 기르는 보통의 엄마 상어로 살아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