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시인이 첫 시집 '종이꽃이 말을 걸다(도서출판 사이펀)'를 펴냈다.    2008년 문예지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18년 만에 선보이는 첫 시집으로, 오랜 시간 쌓아온 삶의 경험과 그리움을 바탕으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이번 시집은 가족과 이웃은 물론 사회의 주변부에 놓인 사람들의 삶을 주요 소재로 삼는다. ‘밥알의 힘’, ‘능소화의 투병일기’, ‘숭늉 말씀’, ‘노년의 선물’, ‘노인 요양원’ 등의 작품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풍경에서부터 노년과 질병, 노동의 흔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을 풀어낸다. 개인의 기억과 체험을 바탕으로 삶의 애환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 깃든 그리움과 인간적인 온기를 시어로 길어 올린다.특히 시인의 시선은 사회적 성취와 역사의 중심에 선 인물보다 그 이면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향한다. 시인 김정수는 비평에서 작품 '염습'이 전쟁 영웅이 아닌 전쟁을 몸으로 통과한 한 인물의 시간을 조명하고, '달깨비길의 서사'와 '노인 복지관'은 울산 산업화의 성공 신화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삶과 늙고 병든 몸을 들여다본다고 평가했다.    산업화의 현장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의 현재와 과거를 함께 바라보며 한 개인의 생애를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해야 할 이야기로 확장한다는 것이다.'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오래 묵은 시집의 먼지를 털어내듯 자신의 시를 세상에 내놓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꼬깃꼬깃한 지폐를 펼쳐 창구에 들이미는 것처럼 부끄럽지만 한참 언덕을 올라가고 있는 아들딸에게 늙은 어미의 첫 시집이 용기가 돼 기쁘다”고 밝혔다. 시를 처음 배우던 시절부터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봐 준 김성춘 시인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종이꽃이 말을 걸다'는 화려한 수사보다 삶의 구체적인 경험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이웃의 시간을 되새기게 하는 시집이다. 오래 묵혀온 시를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시간만큼이나 깊어진 시인의 시선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시집은 도서출판 사이펀의 ‘사이펀현대시인선’ 34번째 책으로 144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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