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이 모든 구성원이 같은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견을 조정하고 국민에게 일관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대통령중심제에서 정부는 개혁이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 견제에 갈등이 고조되기 일쑤고, 집권 후반에는 내부 견해차로 내홍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부터 외교·안보 등 주요 현안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국정 운영의 조율 기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미동맹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의 정보공유 제한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강경화 주미대사는 국정감사에서 한미 정보협력 문제와 백악관과의 소통 한계를 언급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첫 수장 임명도 내부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친윤 검사'라고 주장하는 등 여권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됐고,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은 김 후보자의 검찰 재직 시절 행적 등을 문제 삼으며 공개적으로 비판적 입장을 내오다가 중수청의 '1호 감찰 대상'이 됐다. 정책 과제를 공유하는 정부와 여당 내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자중지란'으로 비칠 정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 대통령은 급기야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강경파를 직격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의 날 선 지적이 여당 내 강경파에는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에게는 국정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비칠 뿐이다. 오히려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지향점과는 멀어질 수 있다.정부가 좀 더 치열한 토론과 면밀한 정책 조정에 나서야 한다. 외교·안보 메시지는 충분한 조율을 거쳐 발표돼야 하고, 인사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검증 기준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국무회의를 생중계해 투명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회의를 공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국민은 생중계 화면 밖 장면까지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생중계 화면에 비치는 모습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 충분한 토론과 검증이 이뤄지고 그 결과가 일관된 정책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점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