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불거진 개인 소장품 전시 및 검증 논란에 책임을 지고 관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이끈 지 약 1년 3개월 만에 직을 내려놓는 '불명예 퇴진'이다.유홍준 관장은 21일 출입 기자단에 낸 자료에서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유 관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우리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분명히 했다.유 관장은 "이번 일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으신 국민 여러분과 애국지사 유족분들, 그리고 박물관 직원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다시금 사과했다. 유 관장은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영예로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자 영광"이라고 전했다.그는 개인 소장품 논란이 인 '우리들의 밥상' 전시와 관련해 "박물관 연구직들이 오랜 시간 성심을 다해 준비한 전시의 의의가 퇴색되질 않길 바란다"라고도 했다. 유 관장은 "박물관의 성장을 위해 밤낮으로 함께 일해 온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며 박물관이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이번에 문제가 된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7월 개막한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에서 소개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이라는 문구를 담은 유묵이다. 유묵은 생전에 남긴 글씨로,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박물관은 당초 이 유묵을 애국지사 박원근(1912~1950)의 글씨로 소개해 전시했으나 외부 제보를 거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의 글씨로 결론 내렸다.이 과정에서 유 관장이 2019년 온라인 경매를 통해 5만원에 유묵을 구입하고, 전시 개막 두 달여 전에 전시품으로 추천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을 일으켰다. 유 관장은 지난 1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차례 머리를 숙여 사과했으나, 문화계 안팎에서는 부적절한 처신에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유 관장은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이름을 알린 미술사학자로, 2004∼2008년 문화재청(현재 국가유산청) 청장을 지낸 바 있다. 유 관장은 뒤늦게 "미술사학자로 살아온 실수를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고 사과했으나 끝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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