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과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안한 1인1표제 대신, 현행 방식인 1인2표제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26차 상임전국위원회 비공개 회의직후 기자들과 만나 "1인2표제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여론조사 삭제 문제는 전국위원회의 결정에 맡기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 전국위원회와 중앙위원회, 시·도당 위원회 등의 대표와 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상임전국위원회는 당헌안의 작성 및 심의 권한과 함께 당규 개정 의결권을 갖고 있다.
1인2표제 시행은 당헌과 상관이 없는 당규 개정사항이기 때문에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로 최종 확정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인단의 규모가 21만명으로 확대된 만큼, 줄세우기나 금권 선거의 우려가 줄어 들었기 때문에 1인1표제를 시행하고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비대위의 결정 취지를 설명했다.
반면, 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인 윤석용 의원 등 일부 상임전국위원들은 1인1표제가 계파 영향력과 동원 선거의 가능성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봉 전국위원회 의장은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여론조사 결과 현행 유지에 동의하는 응답자가 훨씬 많았던 만큼,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위임장을 제출한 위원들도 이러한 의견이 다수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대위가 제시한 당규 개정안에서 1인1표제 시행 부분을 삭제한 채 의결에 돌입했다. 참석자들은 이 의장이 의결한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편 전당대회 경선에서 여론조사 배제 여부와 지명직 최고위원 선출에 관한 당헌 개정안은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