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기술 경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자리, 산업 및 교육의 틀을 지금부터 바꿔야 한다. 최근 10년사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기술은 우리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과거의 기계가 인간의 육체적 노동을 대신했다면, 이제는 인간의 판단과 지적 활동까지 대신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번역하고 코딩하는 AI가 등장했고, 로봇은 공장뿐 아니라 물류·의료·돌봄 등 인간의 생활 영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산업의 변화 뿐만아니라, 앞으로 다음 세대가 살아갈 사회의 기본 구조를 바꾸는 변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는 일자리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AI와 로봇이 확산되면 일부 직업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고, 문제는 일자리가 몇 개 없어지 것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변화의 속도에 우리가 얼마나 잘 따라갈 수 있나에 대한 해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있어 기업은 기술을 도입하면서 생산성 향상만 계산해서는 안 될 것이고, 노동자가 새로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교육하고 직무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역시 실업자가 된 뒤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업이 바뀌기 전에 다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와 재직자의 직무 역량을 고도화하는 리스킬링(Reskilling) 교육과 경력단절 및 중장년층의 평생 직업 역량을 개발하는 사회복귀 교육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둘째는 한국의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다. 이것은 AI와 로봇 시대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로봇을 만드는 기술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로봇을 실제 생산현장에 적용하고, AI와 제조 데이터를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능력이 중요하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기존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동시에 로봇·소프트웨어·첨단소재·서비스 산업을 함께 키워야 한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기술을 산업 현장에서 돈이 되는 혁신으로 연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 산업정책이 공장과 설비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인재, 전력과 네트워크, 연구개발 환경 등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교육의 근본적인 전환이다. 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정해진 답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느냐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AI가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정보를 검색하고 정리하며 답을 만들어내는 시대에는 암기와 반복 훈련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앞으로 학교가 가르쳐야 할 것은 AI보다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 능력이 아니다. AI가 제시한 답을 검증하고, 잘못된 정보를 구별하며,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지식을 연결하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며 자신의 판단에 책임지는 능력도 중요하다. 대학 입시만을 바라보는 교육에서 벗어나 평생 배우는 교육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의 주도권과 사회적 신뢰다. AI 시대에는 기술을 가진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사이의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핵심 기술과 인재를 해외에 의존한다면 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국가의 선택권까지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술 주도권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AI가 틀린 판단을 내렸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AI가 만든 결과물을 어디까지 신뢰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도 필요하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제도와 윤리가 뒤따라야 한다. AI와 로봇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단순히 가장 뛰어난 AI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새로운 기술을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결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AI와 로봇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제 선택의 문제는 "로봇 시대가 올 것인가"가 아니다. 우리가 그 시대를 얼마나 잘 준비할 것인가이다. 따라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빼앗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인간의 일을 덜어준 뒤,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하는 것이다.기술혁신의 속도를 늦출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기술이 향할 방향은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의 다음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인간의 미래와 연결하는 능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