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 항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경북도가 준공영제 도입을 중심으로 운영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울릉군은 계절별 운항 여건과 주민 이동권 보장을 고려한 국가 차원의 공영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경북도는 지난달 30일 울릉군수협 복지회관에서 울릉군수와 군의회 의장, 이장협의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여객선 수요전망 및 준공영제 추진방안 용역' 의견수렴회를 개최했다. 
 
이날 용역 연구진은 포항~울릉 항로의 지속적인 적자 구조와 운항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운임지원과 준공영제, 공영제 등 세 가지 운영 방안 가운데 행정절차와 재정 부담, 제도 시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준공영제를 주요 대안으로 제시했다.한국해양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포항~울릉 항로의 여객 수송 실적은 2020년 21만8959명에서 2022년 57만4521명으로 증가했으나 2025년에는 49만2506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섬 주민 수송 인원은 12만4053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25.2%를 차지했다. 현재 이 항로에는 대저페리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와 울릉크루즈의 뉴시다오펄호가 운항하고 있다.문제는 여객 수요와 별개로 선사들의 경영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운항 선박의 합산 운항수지는 2020년 65억2000만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4년까지 매년 50억원이 넘는 적자가 이어졌다. 2025년에는 적자 규모가 24억3000만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항로 운영을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용역 연구진은 준공영제 시행 방안으로 두 가지 모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는 기존 손실보전 지원을 받는 선박은 현행 체계를 유지하면서 나머지 선박에 대해서는 경북도와 울릉군이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기존 준공영제 운영 방식에 따라 참여 선박을 공개 모집하는 방안이다. 다만 신규 선박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투자비용과 선사 간 과당경쟁에 따른 보조금 증가 가능성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이에 대해 울릉군은 기존 준공영제만으로는 울릉 항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겨울철 기상 악화와 여객 수요 감소 등 계절적 특성으로 운항 여건이 불안정한 만큼, 단순한 선사 손실보전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가 일정 부분 항로 운영을 책임지는 공영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울릉군은 주요 건의사항으로 ▲겨울철 대형 크루즈선을 국가가 확보·운영하는 계절형 공영항로 도입 ▲동절기 운항결손 등을 반영한 별도의 국비 지원기준 마련 ▲여객선 운항 중단에 대비한 공공선박 확보 방안 등을 제시했다. 울릉공항 개항 이후 항공교통이 본격화될 경우 해상 여객 수요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인 교통수단별 수요 전망과 항로 운영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울릉군의 입장이다.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준공영제 논의가 단순히 선사의 경영손실을 보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객선 운항의 정시성과 안전성 확보는 물론 주민과 관광객의 운임 부담 완화, 손실액 산정 과정의 회계 투명성, 공적 지원에 대한 관리·감독 기준까지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