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2조6000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호화 생활을 누린 조직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전세기를 보유하고, 월드컵 경기를 스카이박스에서 관람하며 재력을 과시하던 이들의 호화생활은 경찰의 국제 공조에 덜미를 잡히며 막을 내렸다. 경찰은 11년간 수사망을 피해 도피 행각을 이어오던 총책 등 43명을 검거하며 대형 조직을 완전히 와해시켰다.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국민체육진흥법 위반·범죄단체조직 및 가입 등 혐의로 국내 총책 A씨 등 18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2016년 제3국 여권을 만들어 해외로 도피한 말레이시아 총책과 아랍에미리트(UAE) 총책도 현지에서 검거해 현지 당국과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A씨 등은 2022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말레이시아에 거점을 두고 총 2조6680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UAE와 말레이시아, 국내에 각각 총책을 두고 스포츠토토와 바카라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이들의 범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국내외 조직원 72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국제 공조를 통해 UAE와 말레이시아에서 총책 3명 등 조직원 10명을 검거했고 이중 A씨 등 8명을 국내 송환했다. 말레이시아에 체류 중인 조직원 21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고 추적 중이다.경찰은 이들이 2016년부터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점을 고려하면 실제 도박 자금 규모는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1637억원을 특정하고, 이 중 619억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이들은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으로 초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우두머리급인 UAE 총책 B씨는 핵심 조직원들과 개인 전세기를 타고 두바이에서 카타르까지 이동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조직원들과 스카이박스에서 관람했다. 조직원들에게 초고가 명품 시계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도피 생활 중 국내 유명 인사들을 두바이로 초청하거나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를 이용하고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는 등 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말레이시아 총책 C씨는 현지에서 초호화 생활을 누리며 재력을 과시하다 지난 4월 현지에서 납치 범행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납치 일당은 1000만달러(134억원)를 몸값으로 요구했고, 그는 300만달러(40억원)를 뜯기고 나흘 만에 현지 경찰에 구조됐으며, 이후 적색 수배 대상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거됐다.이들은 도박사이트 운영에 그치지 않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기업형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 자체 게임 회사를 설립해 도박사이트 게임 엔진을 불법적으로 개발·판매하는가 하면, 필리핀에 조직원을 파견해 카지노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2016년에는 자신들의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해외 축구팀 유니폼과 경기장에 광고하는 대담함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