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둔 삼성 라이온즈의 상승세에는 베테랑들의 헌신과 주장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43세 최형우와 41세 강민호가 체력적 부담과 부상을 감수하며 팀을 지탱하고, 주장 구자욱은 햄스트링 부상 속에서도 공격을 이끌며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이들의 헌신에 젊은 선수들도 활약으로 화답하면서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 이후 3연승을 달리며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5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했다.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5차전마저 잡으면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정상에 복귀한다.이번 가을야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베테랑은 최형우다.43세인 최형우는 정규시즌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좌익수 수비를 맡고 있다.주장 구자욱이 9월 30일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정상적인 외야 수비가 어려워지면서 최형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최형우의 올해 정규시즌 좌익수 출전은 6경기, 43이닝에 불과했다. 최근 수년간 지명타자로 활약했던 그에게 외야 수비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하지만 최형우는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좌익수로 나서며 팀의 수비 공백을 메웠다.지난달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좌측 펜스를 맞고 나온 타구를 정확하게 처리해 2루로 향하던 주자를 잡아내는 보살까지 기록했다.타격에서도 제 몫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최형우는 삼성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이후 KIA로 이적해 2017년과 2024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통산 6개의 우승 반지를 보유한 최형우는 올해 친정 삼성으로 돌아와 12년 만의 정상 탈환에 힘을 보태고 있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형우가 수비 부담을 호소하면서도 출전을 요구하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2차전에서는 최형우가 힘겨운 주루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숨을 고르자 강민호가 직접 물을 건네는 장면도 포착됐다.
강민호의 헌신도 선수단에 큰 힘이 되고 있다.강민호는 플레이오프 도중 왼쪽 옆구리 부상을 당했지만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8경기 연속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타격할 때 통증이 심해 정상적인 스윙조차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투수 리드와 수비에 집중하며 안방을 지켰다.박진만 감독은 강민호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선발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며 부상에도 출전을 이어가는 이유를 설명했다.강민호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은 오랜 숙원이다.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한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다.2024년 삼성에서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KIA에 패하면서 우승을 놓쳤다.이번에는 23년 선수 생활에서 이루지 못한 첫 우승을 위해 부상을 참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강민호는 우승을 향한 절실함을 설명하며 "영혼을 갈아 넣고 있을 만큼 정말 절실하다"고 말했다.그러나 누적된 피로는 적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7일 4차전을 앞두고 강민호가 쓰러질 것 같을 정도로 지쳐 있었다며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전날 야간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낮 경기에 나서는 일정까지 고려해 휴식을 주기로 한 것이다.강민호의 빈자리는 후배 김도환이 메웠다.한국시리즈에서 처음 선발 포수로 나선 김도환은 19세 신인 장찬희와 호흡을 맞춰 4이닝 1실점 투구를 이끌었다.1회말 2사 만루에서는 김도환의 타구를 kt 우익수 안현민이 놓치면서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삼성의 대량 득점에 힘을 보탰다.김도환은 강민호가 자신에게 우승 반지를 끼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선배의 첫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베테랑들의 헌신과 함께 주목받는 것은 주장 구자욱의 리더십이다.구자욱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적인 외야 수비가 어려워지면서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하지만 공격에서는 주장다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6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kt 선발 소형준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정상적인 전력 질주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3루까지 내달리며 팀에 필요한 추가점을 뽑아냈다.7일 4차전에서도 7회말 적시 2루타로 박승규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구자욱의 역할은 타격에만 그치지 않는다.주장으로서 선수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팀을 하나로 묶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구자욱은 플레이오프부터 거의 매 경기 마운드에 오르며 역투하는 이승민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그는 선배로서 이승민의 헌신에 감동을 받았다며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 삼성의 힘이라고 강조했다.1차전 패배 이후에도 팀이 흔들리지 않은 이유로 선수단 전체가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꼽았다.자신의 부상으로 외야 수비 부담을 떠안은 최형우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나타냈다.구자욱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최형우가 정규시즌 주로 지명타자로 뛰었는데 자신을 대신해 수비에 나서고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힘을 내달라고 말했다.베테랑과 주장의 이러한 모습은 후배들의 분발로 연결되고 있다.좌완 불펜 이승민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연일 마운드에 올라 힘을 보탰다.이승민은 강민호가 아픈 몸으로 타석에 서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하루라도 빨리 우승을 확정해 선배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또 최형우와 구자욱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더욱 열심히 뛰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박승규도 같은 마음이다.박승규는 6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쐐기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7일 4차전에서는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그는 몸이 좋지 않은 선배들이 승리를 위해 참고 뛰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도 더욱 하나로 뭉치게 됐다고 설명했다.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도 베테랑들의 투혼에 힘을 얻었다.후라도는 6일 3차전에서 6회 타구에 오른손등을 맞았지만 투구를 계속하며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경기 후 후라도는 강민호가 자신의 손 상태를 걱정하며 더 던질 수 있느냐고 물었고, 부상을 안고 뛰는 강민호를 생각해 자신도 끝까지 던질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불펜진의 체력 부담에도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베테랑 최형우와 강민호가 맡은 자리에서 헌신하고, 주장 구자욱이 경기력과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활약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워 우승 확정에 도전한다.최형우의 경험과 강민호의 간절함, 구자욱의 리더십이 후배들의 활약과 맞물린 삼성의 팀워크가 12년 만의 우승으로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