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감사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저축은행의 접대비가 최근 1~2년 사이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영업수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상위 23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접대비 지출내역을 조사한 결과, 평균 71.5% 증가했다.
연도별로 노무현 정부 말기였던 2006년 50억3000만원에서 2007년 65억4000만원으로 1년 사이에 30.1%가 급증해 최근 5년 사이에 저축은행의 접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또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2008년에는70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고, 2009년에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71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 이후부터 접대비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0.8% 증가한 86억3000만원으로 불었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부실 징후를 보이기 시작하던 때와 맥을 같이 한다. 실제 저축은행들은 2009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업체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겹쳐지면서 영업실적이 급락했다.
이처럼 접대비가 불어나면서 부산솔로몬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은 접대비 한도 기준을 넘어선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법인세 처리 과정에서 손실로 인정받지 못한 곳도 있었다.
조사 결과, 접대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매출 1위를 기록한 솔로몬저축은행이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72억1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매출액(5813억원)의 0.22%인 12억7000만원을 접대비로 지출했다.
이어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6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액(1761억원)의 0.56%인 9억8000만원을 접대비로 지출해 매출액 대비 접대비 비율이 매우 높았다. 토마토저축은행은 매출액(4098억원)의 0.2%인 8억4000만원을 썼다.
또 영업 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은 지난해 977억원의 영업적자에도 매출액 1383억원의 0.42%에 달하는 5억7000만원을 접대비로 사용했다. 최근 예금인출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프라임저축은행은 지난해 319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도 접대비로 매출액 1294억원의 0.33%인 4억3000만원을 지출했다.
특히 부실 저축은행 사태를 촉발한 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108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중에도 1억6000만원을 접대비로 사용했다.
이 밖에 대전상호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 신라상호저축은행, 부산솔로몬저축은행, 토마토2저축은행, 진흥저축은행 등이 막대한 영업적자를 내고도 1억원이 넘는 접대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