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미국 대통령의 임기 중일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차 교수는 15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한 '아시아의 새로운 냉전(The New Cold War in Asia?)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아시아는 이런 비상상황에 거의 대비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68세에 뇌줄중까지 겪은 김 위원장의 사망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비상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워싱턴(미국)과 서울(한국)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베이징(중국)은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향후 중국이 한반도에서 입지를 확보하길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한국, 미국과 공조하는 게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차 교수는 "2012년 등장하는 한·미·중의 새 정권은 '북한의 불안정'이라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위기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권력승계 실패에 따라, 혹은 북한의 지속적인 무력 도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위기를 피하는 방법은 한·미·중의 공조 강화"라며 "그러나 2009~2010년 북한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태도로 볼 때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차 교수는 "중국은 1992년 한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남·북한 사이에서 등거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과는 전통적인 공산주의 동맹을 유지하고 한국과는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김 위원장이 김정은에게 권력을 승계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일본과 동맹관계를 맺을 '통일한국'을 경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중국의 잘못된 선택이며 아시아에서 새로운 냉전 구도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비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