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7부(수석부장판사 안철상)는 16일 지난해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의 퇴진요구 기자회견 등을 열어 파면된 채수창 전 서울강북경찰서장이 "부당한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제도 개선 촉구에서 나아가 경찰 조직 지휘부를 비판하고 서울경찰청장 사퇴를 요구한 기자회견을 연 행위 등은 경찰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에 위반돼 징계사유에 해당하지만, 가장 무거운 파면을 택한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해 성과등급제의 개선을 건의했는데도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양천서 고문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내부건의를 통한 개선촉구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등 그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 전 서장은 지난해 6월 강북서에서 '서울청장 사퇴를 촉구하며'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나친 성과주의가 실적 경쟁으로 변질돼 양천서 고문 사건 등이 일어났다"며 조 청장의 사퇴를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경찰청은 징계위를 열어 같은해 7월 채 전 서장을 파면했고 그는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에 소청심사를 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