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공장을 착공했다고 28일 밝혔다.
포스코는 이날 오후 포항제철소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 김황식 국무총리, 윤상직 지식경제부 차관 등 국내외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이넥스 3공장 착공행사를 가졌다.
이번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는 비(非)용광로 쇳물 제조법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파이넥스 설비는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코크스 제조공장과 소결공장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투자비나 생산원가를 15%나 낮출 수 있다.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은 3%, 질산화물은 1%, 비산먼지는 28%만 배출되는 친환경 녹색 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번에 포스코가 200만t급 파이넥스 설비를 건설함에 따라 근대 철강 제조기술을 도입한지 반세기가 채 되지 않아 우리나라도 철강기술 자립국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세계 철강선진국으로부터 기술도입 등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세계 철강기술사를 선도하고 명실공히 도움을 주는 철강사로 위상이 바뀌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세계의 유수 철강사들도 고품질의 고가 원료사용 한계에 부딪혀 저급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과 유사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현재까지 상업생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992년부터 파이넥스 공법 연구에 들어가 1996년에 파일럿플랜트를 가동하고 2003년 6월에 연산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를 건설해 상용화한데 이어 2007년에는 규모를 더욱 확대해 2세대 연산 150만t 파이넥스 설비를 가동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받기도 했다.
용광로가 50만t에서 200만t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데 20년 이상이 소요된 것에 비해 파이넥스는 10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200만t까지 확대해 포스코의 우수한 기술력을 다시 한번 국내외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세대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는 150만t급 파이넥스와 동일한 투자비를 유지하면서도 생산량은 33%나 높아 효율성 측면에서 그 성과가 매우 크다.
기존 4단 유동환원로(가루 철광석을 순수한 철성분으로 바꾸어주는 설비)를 3단으로 간소화하고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이송하던 분철광석을 자체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해 운송 투입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핵심 대형 밸브류를 대거 국산화해 국내 관련 산업의 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는 계기도 마련했다.
포스코는 이와 병행해 파이넥스 3공장에서 생산되는 쇳물을 사용하게 될 4선재 공장과 스테인리스 신제강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는데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5개월에 걸친 건설기간 동안 연인원 125만명을 동원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파이넥스 3공장이 준공되는 2013년에는 포항제철소 전체 쇳물 생산량의 25%인 410만t이 파이넥스 공법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이번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가 가동됨으로써 저가원료 사용에 따른 추가 원가절감액도 연간 17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파이넥스공법은 기존 고로공법에 비해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세계 철강업계의 후발주자였던 포스코가 녹색 제철기술을 선도하는 기술 리더로서 세계 철강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포스코의 기적과도 같은 성장은 국민에게 무한한 긍지와 자신감을 심어 주었을뿐만 아니라 조선이나 자동차 등 다른 산업들이 커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돼 주었다”며 “이번 200만t 규모를 자랑하는 제3세대 파이넥스 공장은 세계 철강시장에서 포스코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