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최근 드링크제의 의약외품 전환을 시사함에 따라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광동제약의 '비타500'간 슈퍼마켓 혈투가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달 말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부작용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액상소화제와 정장제, 외용제, 파스 등 48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마련, 행정예고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의약품 분류체계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의약품 중 의약외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품목은 까스활명수, 위청수, 박카스 같이 현재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드링크제다.
그동안 약국에서만 판매되던 동아제약 박카스의 슈퍼 판매가 최종 결정될 경우, 박카스와 드링크제 1위 경쟁을 하며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독보적인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까다로운 경쟁 상대를 만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의 슈퍼판매가 최종 결정되더라도, 당장 슈퍼에서 박카스를 구매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아제약 측이 현재의 판매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지난 수십년 간 약국을 유통채널로 이용했는데 의약외품으로 전환됐다는 이유로 곧바로 슈퍼로 나설 수 없다"며 "슈퍼판매에 대해 쉽게 접근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현재 슈퍼판매 중인 음료를 보유한 타 제약사의 페이스 등을 연구해 슈퍼판매 진출 등을 고려해 보고 향후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약국유통만 하는 경우에는 약으로 분류돼 경쟁자가 극히 제한적이지만 슈퍼유통으로 이동하는 순간 음료로 인식된다"며 "잘못될 경우 약으로서의 프리미엄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돼 슈퍼판매는 증가해도 약국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광동제약측은 "서로 다른 타깃층을 갖고 있다"며 박카스의 슈퍼판매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박카스의 슈퍼판매는 또 다른 음료제품이 음료시장에 뛰어드는 것일 뿐"이라며 "슈퍼 유통망의 특징으로 인해 비타500을 마시던 소비자들이 박카스가 슈퍼에 들어온다고 해서 그 소비가 쉽게 옮겨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약국 안에서는 박카스와 비타500간의 경쟁 구도가 존재할 수 있으나 슈퍼에서는 너무 다양한 음료제품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특별히 두 제품 간의 경쟁 구도를 그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박카스와 비타500은 지난해 각각 1283억원과 8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양사의 매출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한 제품이다. 특히 광동제약은 지난 2005년 한해만 비타500 5억병을 팔아 난공불락 박카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11년 전 비타500이 처음 출시됐을 때 박카스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으나 서로 약국과 슈퍼마켓으로 판매처가 달라 다른 무대에서 '동반성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