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직원들에게 하계휴가비를 지급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근로자 523명과 100인 이상 37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하계휴가 실태조사' 결과, 하계휴가비를 지급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하계휴가비를 지급하는 중소기업은 72.7%로, 2010년의 61.1%에 비해 11.6%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의 효과가 중소기업 부문에 까지 확산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계휴가비를 지급하는 대기업 비중은 81.4%로 2010년(74.3%)에 비해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 중 37.9%는 휴가 시 콘도 대여나 자사 휴양소 제공 등 하계휴가비 외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편의를 제공하는 기업은 대기업이 81.1%로 중소기업(23.4%)보다 월등히 높았다.
하계휴가시 제공하는 편의로는 콘도 대여(21.9%)가 가장 많았고, 자사 휴양소 제공(14.9%), 숙박비 지원(1.1%) 등의 형태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부 대기업들은 올해 하계휴가시 국내 관광여행상품권 지급이나 가족캠핑장 개장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 놓고 있다.
삼성그룹이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1인당 20만원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지급한데 이어, 현대중공업은 하서리 휴양소를 직원에게 개방하고 가족캠핑장을 개설해 임직원들의 알뜰 휴가를 지원한다.
근로자가 지급받는 하계휴가비는 평균 50만원이지만, 휴가기간 중 지출하는 금액은 69만원으로 받는 휴가비보다 19만원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은 휴가비가 많을수록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비 사용 형태에 따른 휴가비 수령 액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 81만1000원의 휴가비를 받는 근로자들이 '해외여행'을 택했다.
또 '특별히 여행 갈 계획은 없다'고 응답한 근로자의 휴가비는 평균 33만7000원, '국내여행을 하겠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48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미혼·여성 근로자일수록 해외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근로자(조사대상 중 76.3%) 중 해외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인 근로자 비중은 14%로 나타났다.
이중 실제로 여행을 계획한 근로자 중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근로자 비중은 여성 16.3%, 남성 12.4%, 결혼여부에 따라서는 미혼 19.0%, 기혼 11.0%로 조사됐다.
대기업 근로자는 17.9%, 중소기업 11.7%로 나타났다. 대기업에 다니고 미혼이며, 여성일수록 하계휴가를 해외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한 결과이다.
한편 국내여행 시 근로자가 가장 선호하는 곳은 동해안(41.8%), 해외여행 선호지역은 동남아시아(51.8%)로 나타났다.
올해 하계휴가는 8월 초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총 조사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93.1%가 하계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며, 미실시 기업은 6.9%에 불과했다.
올해도 전통적인 하계휴가 집중 기간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8월 초순에 하계휴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기업이 52.5%로 가장 많았고, 7월 말(28.8%), 8월 중순(10.4%)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생산직은 하계휴가를 특정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부여하고 사무직은 장기간에 걸쳐 휴가를 분산하는 등 직종 특성에 따라 하계휴가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산직 근로자가 많은 기업의 경우 1주일 이내의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휴가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주일동안 생산을 중단하고 모든 근로자에게 휴가를 부여하는 기업 비율은 68.4%에 달했다.
올해 기업이 부여하는 하계휴가 일수는 평균 4.0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의 4.1일에 비해 0.1일 감소한 수치다.
경총은 "주 40시간제 도입 이후 하계휴가 일수가 감소돼 왔으나, 2009년에는 경제위기 여파로 휴가일수가 크게 늘었었다"며 "최근 경기회복 영향으로 휴가 기간이 원상회복 된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