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시장에서 중국, 일본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아세안 주요국과의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코트라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아세안 FTA 체결이후 수출유망품목의 수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FTA 체결 이후 우리나라의 대(對)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FTA 체결효과는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일본·중국도 아세안과 FTA를 체결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의 대 아세안 수출은 FTA체결 이전인 2006년 320억달러에서 2010년 532억 달러로 급증했고, 같은기간 수출대상국 순위도 중국, 미국, EU, 아세안, 일본의 뒤를 잇는 4위에서 지난해 중국에 이어 2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일부 품목들은 FTA 체결을 통한 관세인하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감소했다. 이는 FTA에 따른 관세인하 혜택보다는 중국 저가제품과의 경쟁, 수요 감소 등 현지 시장여건의 변화에 따라 FTA 효과가 반감된 것이라는 코트라의 분석이다.
게다가 태국은 지난해 1월에 FTA를 발효했고, 베트남은 2016년까지 일반품목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할 예정이어서 완전한 FTA 체결 효과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코트라는 관측했다.
그러나 주변 경쟁국인 중국, 일본도 아세안 국가들과 FTA체결에 성공한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은 한국보다 1년 빠른 2005년 7월에 아세안과 FTA를 발효시켰고, 일본은 2008년 12월에 아세안과 FTA(CEPA)를 발효시켰다.
중국은 지리적 이점과 저가제품을 앞세워 FTA 이전부터 아세안 시장을 선점했고, 일본은 아세안과 체결한 FTA가 낮은 자유화조치로 인해 실익이 낮다고 판단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브루나이 등과 양자간 FTA(EPA)를 별도로 체결, 우리보다 FTA 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한·아세안 FTA의 수출 활용률이 약 29%(올해 1월 기준)에 그쳐 활용률이 낮은 점도 보완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 27개 바이어 및 진출기업을 조사한 결과, FTA관련 정보의 부족이나 원산지증명서 발급절차의 복잡성과 시간의 과다소요,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이 FTA에서 양허제외 되거나 민감 품목 분류에 따른 낮은 관세혜택 등이 FTA 활용의 장애요인으로 지적됐다.
곽동운 코트라 정보컨설팅본부장은 "한·아세안 FTA는 국가특성이 다른 아세안 10개국이 공통으로 협상을 한 것으로 상품양허 자유화가 낮아 FTA활용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FTA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차원에서 FTA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정부차원에서도 주요국과는 양자가 FTA협상을 본격화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