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가들이 광우병 특수로 경쟁적으로 한우 사육을 늘리면서 작년 구제역 후폭풍에도 소 사육 두수가 증가하자, '소값 파동'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소 사육마리수는 305만3000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지난해 안동에서 발병한 구제역으로 인한 가축매몰처분에도 전체 소 사육마리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12개월 미만의 송아지도 2008년 79만마리에서 2009년 84만마리, 지난해 91만마리로 큰 폭으로 증가한데 이어, 올해 6월 현재 93만1000마리로 작년말에 비해 2만마리 이상 증가했다.
소 사육두수가 꾸준히 증가한 배경은 지난 2009년 이후 산지 가격 상승으로 축산농가에서 송아지 사육에 적극 나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2년간 광우병 사태로 불거진 수입쇠고기의 안전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면서 2009년부터 산지 소 값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수입쇠고기 소비를 한우가 대체하면서, 한우값이 상승을 거듭해온 것이다.
하지만 축산농가들이 앞다퉈 사육두수를 늘리면서, 이번에는 다시 한우값 폭락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산 쇠고기 값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고 폭락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권찬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한우는 항상 가격하락이 1~2년전에 먼저 일어나고 이듬해 쯤에 사육두수가 최고에 도달하는 가격 선행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축산정책관은 ""2009년부터 송아지 생산량이 과잉으로 가고 있어 앞으로 1~2년 내에 사육마리수가 최고치에 도달하게 되면 국내산 쇠고기값의 심각한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락 지속 기간은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식품부도 이에따라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부쳤다. 가임 암소를 우선적으로 도축할 수 있도록 축사농가에 홍보하고 사육두수, 가격 전망 등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한우협회, 전문가 등과 협의를 통해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기 위해 과잉 사육농가는 정책자금 지원이나 정액 공급을 중단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