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 가격 인상을 놓고 낙농농가와 우유업체가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밤샘 협상까지 벌였으나 결국 결정시한을 넘겼다. 낙농가들이 예고했던 대로 10일부터 유업체에 원유 납품을 무기한 중지에 들어가면서 우유부족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낙농진흥회 등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오후 5시 서울 양재동 낙농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낙농경영안정 소위원회'를 열고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양측은 12시간 넘도록 밤샘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생산자단체인 낙농협회는 원유 ℓ당 704원에서 173원을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우유 제조업체는 81원 인상안을 고수해왔다. 이에 정부는 원유 ℓ당 130원 인상안을 최종 중재안으로 제시하면서 잠시 정회하고 이날 오전 8시께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지만, 각 협회간 의견 내부 조율 등의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낙농가들은 이미 이날 오전 6시부터 납유를 거부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낙농육우협회는 농가에 ▲일제 납유거부 ▲ℓ당 173원 인상을 수용하는 유업체 제외 ▲원유, 목장 자체 폐기·활용 ▲도 지회별 납유거부 투쟁 상황실 설치 등 행동지침을 전달했다. 이날 소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우유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원래 우유 인상가 최종 결정은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사회의 절반은 소위원회 구성원인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 관계자로 구성되기 때문에 소위원회 논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협상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소위원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사회의 합의도 어렵다"며 "소위원회가 결렬되면 하루 이틀은 농가 납유 거부 사태가 지연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유가공협체 협상 대표단(오른쪽)과 낙동가 협상 대표단이 9일 오후 서울 양재동 낙농진흥회에서 원유 가격 인상폭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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