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최근들어 사업확장에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 1윌 중기 전용 TV홈쇼핑 사업을 시작하는데 이어 제4이동통신사 사업에도 적극 나서도 있다. 여기에 최근 삼성그룹이 매각의사를 밝힌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에도 관심을 모이며 분주한 모습이다. 모두 사업에 나설 경우 방송과 통신, 유통을 아우르는 공룡 기관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하지만 투자 재원 확보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또 MRO 사업은 실제 중소기업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6000억~7000억원 IMK 인수할까 중기중앙회는 최근 삼성그룹이 매각키로 한 MRO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할지 고심 중이다. 중기중앙회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인수전 참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MRO 회사인 미국 그레인저, 일본 스미토모그룹 등 외국계나 사모펀드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기중앙회는 아이마켓코리아를 '중소기업 사업영역 침범'이라며 적극적으로 이슈를 제기해왔다. 삼성이 매각을 결정한 것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받아들인 측면이 강하다. 이 때문에 삼성은 중소기업 관련 단체인 중기중앙회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인 셈이다. 외국계나 다른 대기업에 매각할 경우 사회적 비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기중앙회가 선뜻 인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최소 6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인수금액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중소기업 단체가 인수할 경우 공적 성격을 띈다는 점에서 다른 MRO 시업과 형평성 여부도 불거질 수 있다. ◇제4이통사, 출자 어려움에 국민주도 난항 제4이동통신사 설립은 최근 중기중앙회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현재 사업권 획득을 위해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2파전 양상이다. 중앙회는 출자자 모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지만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 가시밭길이 예상되고 있다. 중앙회는 초기 자본금 6500억원 가운데 중앙회가 1000억원, 15개 중소기업 단체 1000억원, 국민주 500억원 등 우호지분을 40%가량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나머지는 금융권(재무적 투자자) 1500억원, 통신기반기술 관련 기업 1500억원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중소기업 단체들의 참여도가 낮다. 지난 8일까지 출자의향서를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중앙회 측의 설명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난주 휴가기간이라 기대보다 신청이 적었다"며 "제출 마감을 연장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투자 규모가 부담스러운데다 이동통신사업이 레드오션이라는 점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돌발 악재도 투자 확보에 큰 걸림돌이다. 금융시장은 물론 일반기업의 투자위축으로 이어지고 국민주를 통한 자금 확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의 제4이통사 참여의 위법성 논란도 부담이다. 경쟁 관계인 KMI 측은 최근 중기중앙회의 제4이통 참여가 중소기업조합법상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중기중앙회 설립근거법인 '중기중앙회는 영리사업을 할 수 없다'는 법 규정을 무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방통위의 사업권 심사과정에서도 뜨거운 논란이 될 전망이다. ◇ 숙원사업 '중기 홈쇼핑' 기대 크지만 우려도 중소기업을 위한 전용 TV홈쇼핑이 내년 1월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채널 이름을 '홈앤쇼핑'(Home&Shopping)으로 결정하고 최근 인력채용을 시작했다. 중앙회는 중소기업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향후 전체 채널 편성의 80% 이상을 중소기업 제품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들의 열악한 마케팅과 브랜드를 적극 홍보할 수 있는 공익프로그램 편성을 통해 기존 홈쇼핑과의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우수 중소기업 상품의 판로 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대가 큰 상황이다. 하지만 수익성과 경쟁력 확보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CJ, GS, 롯데 등 대형 홈쇼핑 채널이 5개나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제품으로 무장한 홈쇼핑이 의미 있는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 실제로 지난 2001년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채널로 출범한 우리홈쇼핑은 경영난에 시달리다 5년 만에 롯데로 매각됐다. 또 방송편성의 80% 이상을 중소기업 제품을 편성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이 기존 5개사 대비 경쟁 열위에 놓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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