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가 105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최대를 경신했다. 가계들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들에서 주로 자금을 조달했다. 빌린 돈의 규모는 4년 반 만에 최고치였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전분기보다 27조5000억원 증가한 1050조1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금융기관 대출금 987조원 등 이자를 내는 금융부채는 50조원 늘어난 993조2005억원이었다. 전체 금융부채에서 상거래신용(외상, 어음 등 기업 간 부채)과 기타금융부채(선수금 등)를 제외한 수치다.
금융법인의 금융부채는 40조8000억원 늘어난 453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외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부채가 6조2000억원 증가한 1814조원, 일반정부가 5조7000억원 증가한 418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를 합친 국내 총 금융부채는 전분기말보다 80조1000억원 증가한 7822조7000억원이었다.
한편, 2분기 말 현재 국내 금융자산은 95조2000억원 증가한 976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사상최대다.
금융법인이 4971조7000억원(41조8000억원 증가),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2257조9000억원(37조5000억원 증가), 비금융법인기업이 1664조8000억원(11조2000억원 증가), 일반정부가 871조9000억원(4조7000억원 증가) 등이었다.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은 전분기말과 같은 1.25배였다. 다만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비율이 2.15배로 전분기말 2.17에서 소폭 하락했다.
금융법인의 자산 및 부채 증가폭이 컸던 것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한 자금수요가 활발했던 때문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예금취급기관에서 20조9000억원을 차입해 전분기보다 차입규모를 13조7000억원이나 늘렸다. 이들의 전체 자금조달 규모 26조5000억원(15조4000억원 증가)의 대부분을 예금취급기관에서 빌린 것. 증가폭은 2006년 4분기(29조4000억원 증가) 이후 최대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보험과 연금, 유가증권 투자 등으로 자금운용도 활발히 했다. 2분기에 총 37조5000억원을 운용했는데, 다만 자금잉여 규모는 전분기 21조8000억원에서 2분기 10조9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비금융법인기업(기업)은 자금 조달을 26조원 이상 줄이고, 자금운용 규모도 절반 가까이 축소했다. 이들은 만성 자금 부족 상태지만, 자금부족 규모는 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21조원 마이너스)에서 축소됐다.
1분기 중 금융법인이 국내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기업, 일반정부 등에 공급한 자금은 45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조1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