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당국이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로 비상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올 겨울 전력수급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 여름보다 겨울에 전력사용량이 많은 탓이다. 1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초 최대전력 수요는 7313만kW로 올 여름 최대치인 7175만kW보다 138만kW 많았다. 국내 전력 사용량은 지난 2009년부터 여름보다 겨울철 전력피크가 높게 나오는 이상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전력당국은 전열기 사용이 늘면서 난방 수요가 냉방 수요보다 훨씬 많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올 겨울에도 전력 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 것에 대비해 관계부처 간 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비상시 대응 매뉴얼을 일원화 해 정전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 16일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회의를 열어 정부 합동 점검단을 구성키로 했다. 점검단은 이번 정전사태 원인 파악과 함께 올 겨울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예비전력 적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전력거래소는 이번 정전사태가 늦더위에 따른 수요예측 오판으로 발생한 것으로, 앞으로 기후변화 상황을 반영해 단기 수요예측 프로그램을 개선하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불규칙적인 전력수요 변동에 대비, 전반적인 전력수급 체계를 점검하고 설비용량을 확충함과 동시에 기존 발전소 정비계획을 조정할 계획이다. 비상 시 예비전력 400만∼500만kW와 별개로, 추가 전력 200만∼300만kW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겨울철에 전력수요가 많은 만큼 예비전력을 충분히 확보할 계획이다"며 "올 겨울 최대전력이 7300만∼7400만kW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공급능력을 최대 7700만∼7800만kW까지 늘리고, 추가전력도 확보해 이번과 같은 정전사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한여름도 아닌 9월 중순에 전력 부족으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면,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겨울엔 오죽하겠냐는 것이다. 특히 전력수급 관리 체계 등 이번 정전사태때 드러난 전력당국의 허술한 비상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정전사태는 또 올 수 있다는 비판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정전사태를 계기로 전력수급 상황을 정밀 점검하고 조치단계별로 문제의 소지를 점검해 이번과 같은 비상사태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함께 안정적인 전력수급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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