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초부터 7월 초까지 정유사가 시행한 휘발유값 100원 인하가 눈속임에 불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은 26일 한국석유공사에서 '국내 정유사 가격 동향'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정유 4사에서 모두 공급 가격을 부풀린 후 100원을 인하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보통 국내 휘발유 가격이 수출용 가격이나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높은데, 해당 기간 동안 국내 정유사의 수출 가격과 내수 가격의 차이나 국제휘발유가격과 국내 휘발유 가격의 차이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
김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200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SK (122,000원 7000 -5.4%)의 내수용 휘발유 가격은 수출용보다 평균 64.50원 높았다.
하지만 100원 인하가 시작된 4월 이후 3개월간 가격 차이는 80.67원으로 기존 평균 가격보다 16.17원 커졌다. 특히 지난 6월은 가격차이가 111원으로 조사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나머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98,900원 8100 -7.6%)도 인하 전 내수-수출용 휘발유값 차이가 평균 31.62원이었지만 인하 후 45원으로 13.38원 증가했다. 이들 3사가 공개한 내수 가격은 100원 인하를 반영한 가격임을 감안하면 내수-수출 가격 차이는 145원으로 급증한 셈이다. 가격 인하 당시 SK는 신용카드 사후정산 할인 방식을,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은 주유소 공급가 할인 방식을 택했다.
국제 휘발유가격과 국내 휘발유 가격의 차이도 100원 인하 이후 커졌다. SK의 경우 인하 전 국내 가격이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평균 72.32원 비쌌지만 인하 기간 동안 평균 가격 차이는 87.03원으로 벌어졌다. 6월의 경우 차이가 106.14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다른 정유사 3사는 인하 전후 가격 차이가 84.80원에서 145.12원으로 60.32원 증가했다. 3사 모두 지난 6월 국제-국내 가격 차이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정유사가 100원을 인하했다고 하지만 그동안 국내 가격의 기준이 돼 온 국제 제품가격 추이와 내-외수 가격 차이를 보면 정유사가 공급 가격을 부풀린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정유사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도 높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