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급등 추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보기술(IT) 등 수출 위주 기업들은 환율 급등이 반갑지만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나 내수주들의 경우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환율 움직임의 방향보다 급격한 변동 속도에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수출주, 환율 영향 '호호'
수출 중심의 IT기업이나 자동차 업종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 실적이 늘어난다. 대우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종합상사, 화학, 조선, 기계업종을 환율 상승의 수혜주로 꼽았다.
종목별로는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SDI (110,000원 10000 10.0%)와 LG이노텍 (60,800원 4600 8.2%) 등의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수출비중이 80% 수준인 LG이노텍의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르면 주당순이익(EPS)가 4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SDI의 경우 매출 가운데 달러 결제 비중이 93% 수준으로 높고 외화자산, 외화부채 규모도 큰 편이어서 환율 영향이 크다. 삼성SDI는 환율이 100원 오를 경우 영업이익이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 삼성전자 등 다른 IT기업들도 10% 이상의 이익 증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207,000원 11000 5.6%)와 기아차 (71,000원 4000 6.0%)도 환율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환율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5~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은 최근 급락장에서도 철강주나 화학주 등에 비해 비교적 하락폭이 적었다.
◇철강주·내수주 울상
환율 급등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대표적으로 철강주다. 고로 및 전기로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연간 환율이 10% 상승시 2000억원 이상의 순익 감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당진후판 공장 증설로 슬라브 구매량이 증가하면서 환율민감도가 주요 철강사 가운데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주들의 경우도 환율이 상승할 경우 원재료 수입 비용이 늘고 외환관련 손실이 증가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 환율 1060원 대비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롯데제과가 54억원(3.6%)의 이익 감소 영향이 있고 CJ제일제당이 이익 127억원(2.7%)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내수주 가운데서도 수출 비중이 큰 KT&G의 경우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순이익이 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날 유럽 재정위기 타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급등하며 1200원선까지 육박했던 환율이 1180원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에도 환율 급등락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9월 말 10월초에 대외적인 이벤트가 몰려있어서 예상보다 타협점이 빨리 나오게 된다면 환율이 하락할 여지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확실하다"며 "당분간은 환율이 변동폭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연말 환율을 1090원선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상승 가능성이 높아 예상 환율을 더 높일지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