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지경부가 혼란에 빠졌다. 실물경제 정책을 주관하는 부처로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수장을 잃게 돼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27일 오전 최 장관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 과천청사 지식경제부는 하루 종일 침울한 분위기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 경질론은 나왔지만, 막상 장관 사퇴가 현실화되자 직원들은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특히 기름 값 안정문제, 전기요금 현실화 등 당면 과제가 줄줄이 놓여져 있어 정책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름 값 안정 대책은 최 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과제로, 최근 실시한 주유소 실태 조사를 토대로 가격 거품을 뺀 알뜰 주유소 모델 보급 등 구체적인 대책들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었다.
지경부 한 국장은 "지금 당장 우리 부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장관이 하루아침에 그만두게 생겼으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그동안 장관님 주도로 추진해왔던 산업협력과 에너지자원 정책 등에 힘이 빠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장관 사의와 함께 이번 정전사태 관계자 문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수급 예측과 비상 대응에 미흡했던 지경부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가 이어질 것 전망이다. 만일 에너지 분야 책임자들이 문책을 받는다면 전기요금 현실화 등 이들이 맡고 있는 업무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편 정부는 이날 염명천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을 해임하고, 김우겸 한국전력 부사장에 대한 경질을 결정했다. 이는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이 지난 26일 정부합동점검반의 정전사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엄중 문책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