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럭셔리 기업들의 주가는 글로벌 증시보다 양호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확보한 럭셔리 기업들이 시장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안정적인 '방어주'로서 매력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매력이 상승한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이 명품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며 "독과점 형태의 점유율로 경기침체기에도 변동성이 낮아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을 3일 제시했다. 특히 프랑스의 세계적인 명품기업 에르메스(HERMES)의 주가 상승은 독보적이었다. 지난해 9월 루이비통 등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를 보유한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그룹이 에르메스 지분을 매입하면서 적대적 인수 의사를 밝힌 이래 에르메스의 주가는 2배 이상(최대 80%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항소법원은 에르메스 가문이 지분 50%이상을 모아 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70여명에 이르는 에르메스의 후손들이 소액주주처럼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상태에서 지주회사를 설립하지 못하면 에르메스는 LVMH의 적대적 인수를 방어할 수 없다. 법원이 에르메스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M&A이슈는 일단 보류됐다. 김 연구원은 M&A 이슈는 명품 기업의 주가에 큰 호재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미 루이비통, 디올, 지방시 등 명품 브랜드 라인을 구축한 LVMH그룹이 에르메스를 인수하려는 것은 에르메스가 '최후의 명품', '명품 중의 명품'으로 탐낼만한 기업이라는 뜻이라는 해석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가 M&A 대상이 되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호재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LVMH그룹 등을 중심으로 한 M&A 시도는 럭셔리 시장에 긍정적인 이벤트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다. 에르메스 뿐만 아니라 럭셔리 기업들의 주가는 세계증시의 변동성이 심했던 최근 1년 동안 우수한 실적을 보여줬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는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럭셔리주는 성장성뿐만 아니라 방어력도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럭셔리 기업들의 매력을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아시아 수요 증가에 따른 성장성이 계속될 것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이 럭셔리 중심국으로 부상하면서 명품 기업들의 홍콩 상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프라다, 버버리, 샘소나이트 등이 상장됐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은 명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기도 하다. 맥럭셔리(Mcluxury)의 시대가 열린다. 맥럭셔리는 명품의 대중화를 말한다. 루이비통 가방과 같은 명품 제품이 '국민 가방'으로 등장하면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매출 증대를 이끌어낼 거란 예측이다. 계속되는 M&A 이슈가 주가 상승을 견인한다. 독립된 브랜드 가치를 지닌 명품 기업들이 인수합병의 대상이 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되고 재무여건 개선 효과를 누릴 거란 설명이다. 국가 위기와 큰 관계없는 실적을 보여준다. 2011년 7월 이후 세계증시가 흔들릴 때도 국가와 개별 기업간 주가연동성은 낮았다. 금, 은, 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 가격 상승에도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다. 명품 브랜드는 가격결정력이 강한 편으로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하기 유리하다. 제품 마진율 또한 55~75%로 높다. 또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등 컬러 보석 중심 기업들은 원가 상승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는 프랑스, 이탈리아 국적 럭셔리 기업에 악재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에스까다와 크리스티앙 라크루아가 파산한 바 있다. 최근 1년간 럭셔리 주요종목 10개 중 9개는 글로벌증시와 코스피를 능가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한편 펀드 스마트파인더에 따르면 한국 럭셔리 펀드의 지난달 수익률은 최근 3개월간은 마이너스를 보였다. 우리Global Luxury증권투자신탁 Class A의 경우 지난 3개월간 마이너스 7.50%, 지난 1년간 11.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펀드의 수익률이 해외 럭셔리 기업들의 주가 실적에 못 미치는 이유는 해외 자동차 기업(포르쉐, BMW)의 편입비중이 큰 편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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